본격화된 실질금리 플러스 시대

본격화된 실질금리 플러스 시대


[쿠키 경제] 경기 호전 등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으로 지난 7월 명목이자율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두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1%에 육박했다. ‘실질금리 플러스’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금수요가 증가, 은행에 돈을 맡겨놓으면 손해를 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종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앞으로 실질금리가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경우 시중자금의 흐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화된 실질금리 플러스 시대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저축성 수신 실질금리는 0.9%로 전달의 0.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은이 집계하는 7월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2.9%로, 여기에 이자소득세(세율 15.4%)와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1.6%)을 빼면 연 0.9%의 이자수익이 난다는 의미다.

한은이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를 크게 낮추면서 실질금리는 올해 1월 -0.2%, 2월 -1.4%, 3월 -1.4%, 4월 -1.2%, 5월 -0.3% 등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시중금리는 오름세를 타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최근 은행권에서 연 4∼5%대 고금리를 주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실질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으며 물가가 급변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의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 이자비용 사상 최대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 2분기 가계의 이자비용 지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전국 가구의 월 평균 이자비용은 6만593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올해 2분기 가계지출 증가율(1.7%)의 10배를 넘는다. 월 평균 이자비용은 2004년 2분기 4만원대를, 2007년 4분기 5만원대를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2분기 근로자 가구의 이자비용은 7만5898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4% 증가, 2004년 1분기 이후 5년3개월 만에 최고치 증가율을 기록했다.

‘머니 무브’ 오나

‘플러스’금리는 자금수요가 늘어나면서 점차 경제활동이 정상화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질금리 상승세가 확대되면 시중자금의 대이동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 오성진 WM컨설팅센터장은 “당분간은 최근 금리가 상승추세인 채권과 투자자산인 증시, 예금 등으로 자금이 분산되고 있으나 실질금리가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으로 오르면 은행 예금에 자금유입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이 위축되지만 금융위기 이후 제로 금리 상태인 미국 달러가 고금리 국가로 흘러들어오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 현상이 가속화돼 외국인 투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황일송 김정현 기자
il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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