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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대규모 시위로 사상자 급증…러시아군 파견에 美 '주시'

로이터 "러시아 파견, 석유·우라늄 생산국에서 이익 확보"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연료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시청사로 몰려가 난입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불거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로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러시아까지 개입하면서 국제문제화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경고성 메시지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은 입장을 밝혔다.

6일(현지시각) CNN, ABC,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카자흐스탄 파병이 합법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여부에 의문이 있다"며 "우리는 인권 침해와 카자흐스탄 기관을 장악하려는 외국군의 행동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새해 초 정부가 추진한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가격 상한제를 통해 생산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던 LPG에 대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가격상한제를 폐지하자 가격이 하루 아침에 2배가 뛴 것. 코로나19 확산으로 악화된 경제 위기, 소득 불평등, 부정부패, 사실상 장기집권 중인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시위는 격화됐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시민은 지방, 중앙당국에 공개 요구를 할 권리가 있지만 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며 "시위자들은 책임감을 갖고 대화할 준비가 있어야 한다. 안정을 위해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중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한 시민은 CNN에 "매일 식료품과 그 밖의 모든 것의 물가가 오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힘든 일이다. 물가가 더 비싸질 수 있으니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대규모 시위가 격화하면서 카자흐스탄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전날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 일부는 알마티의 대통령 관저와 시청사에 불을 질렀고 집권당 등에도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시위대가 부딪히며 사상자가 속출했다.

BBC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 수천 명이 벌인 유혈 시위 사태로 최소 1000여명이 다치고 그 중 400명이 입원했고 60명은 위중한 상태다. 시위대 약 2000명이 구금됐다. 당국은 또 참수당한 채 발견된 경찰 2명을 포함해 최소 18명의 경찰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 진압에 실패한 토카예프 대통령은 CSTO에 평화유지군 긴급 파병을 요청했다. CSTO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옛 소련 6국이 지난 2002년 창설한 군사·안보 협력체로, 회원국 요청에 의해 군사 개입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화유지국 명목으로 파견된 병력은 2500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토카예브 대통령과 러시아는 반정부 시위 사태의 배후에 외국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공하진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이번 군사 개입을 두고 카자흐스탄 독립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력 사태를 신속히 진압함으로써 석유와 우라늄 생산국인 중앙아시아에서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크렘린궁의 도박이라고 분석했다. 

반정부 시위대가 알마티공항도 장악하면서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발이 묶여 인천공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승객과 승무원은 총 77명으로 현재는 안전하게 현지 호텔로 이동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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