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신동빈, 순혈주의 '칼' 빼들고 외부 인사 수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대적인 그룹 조직 개편과 함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1979년 롯데쇼핑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통 사령탑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새로운 피를 적극 수혈했다. 아울러 2017년 도입한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6개의 헤드쿼터(HQ·HeadQuarter)로 전환하는 등 판을 바꾸는 시도도 이뤄졌다. 

25일 롯데그룹은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전방위적인 인재 등용과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승진, 세대교체다. 적극적인 외부 인사 영입으로 조직 내 긴장감을 높이고 변화,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기존 유통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실적 악화와 온라인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강희태 대표의 자리는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가 채운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롯데그룹은 "김상현 총괄대표는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기존 이봉철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에도 외부 수혈이 이뤄졌다. 새롭게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그룹은 "안세진 총괄대표는 신사업 및 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 늘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되는 김교현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것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동우 부회장은 1986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부문장, 잠실 점장을 거쳤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롯데 하이마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로서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등을 맡고 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롯데지주의 재무혁신실장을 맡는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한다.

이와 함께 롯데는 BU 체제를 대신해 식품, 쇼핑, 호텔, 화학, 건설, 렌탈 등 계열사를 6개 사업군으로 묶고 이 중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1인 총괄 대표가 있는 HQ 체제를 도입한다.

롯데는 지난 2017년 3월 BU 체제를 첫 도입했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BU를 조직해 각 BU장이 해당 사업군의 경영을 총괄하도록 했다. 각 BU는 계열사들의 현안 및 실적 관리, 공동 전략 수립 등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해왔다. 

롯데그룹은 "약 5년간의 BU 체제 유지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을 추진하게 됐다"라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는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이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경영관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어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난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각 그룹사의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강화함에 따라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 및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됐다.

롯데 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람 "또한 계열사 책임경영 및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ESG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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