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벽 높았지만, BTS는 충분히 증명했다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참석한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2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다만 음악계 예상과는 다르게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내년 1월31일 열리는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올라 콜드플레이, 도자 캣,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제니 블랑코와 경쟁하게 됐다.

앞서 방탄소년단 측은 지난 5월 발표한 ‘버터’를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에 출품했다. 지난해 11월 낸 ‘비’(BE) 음반은 ‘올해의 앨범’,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 부문에, 지난 7월 공개한 ‘퍼미션 투 댄스’는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 후보 지명을 신청했으나 실제 노미네이션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를 둘러싼 팬들과 외신 반응을 종합하면 ‘방탄소년단은 세계 시장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충분히 증명했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수상자를 정할 때 음악 판매량이나 차트 순위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버터’가 빌보드 차트에서 세운 놀라운 업적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버터’는 올해 나온 곡 중 가장 오랫동안 빌보드 ‘핫 100’ 1위를 지켰고, 빌보드 ‘송 오브 더 서머’ 차트에서도 12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는 등 미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난 63회 그래미 시상식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와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레코딩 아카데미가 방탄소년단을 무시(Snub)했다고 입을 모았다. LA타임스는 ‘무시와 놀라움으로 점철된 그래미 노미네이션’이라고 제목을 단 기사에서 “이번에도 방탄소년단에게 충분한 자리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썼다. USA투데이는 ‘버터’가 세운 글로벌 기록들을 언급하면서 “그런데도 (방탄소년단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만 후보로 올랐다니,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에게 해명해야 할 듯하다”고 지적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로 2012년 신설됐다. 듀오 혹은 그룹, 협업 형식으로 발표된 노래 중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곡에 시상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다이너마이트’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트로피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협업한 ‘레인 온 미’에 돌아갔다.

음악계에선 방탄소년단이 이번엔 수상의 기쁨을 안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비백인·비영어권 아티스트에 배타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아온 레코딩 아카데미가 최근 여성 회원과 유색인종 회원을 늘리는 등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줘서다. 버라이어티는 방탄소년단이 최근 소니를 떠나 유니버설 뮤직과 글로벌 마케팅·유통 계약을 맺은 사실에도 주목했다. 방탄소년단이 유니버설 뮤직과의 협업을 통해 레코딩 아카데미 등 미국 음악 업계 내 영향력을 높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매체는 “최근 맺은 계약이 시상식에서 이전과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방탄소년단이 이번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한다면, 이들은 미국 3대 시상식에서 모두 상을 타는 ‘그랜드 슬램’을 이루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포함해 3개 트로피를 안으며 4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트로피를 받았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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