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쥴리 벽화'…尹 무대응에도 꺼지지 않는 '잔불'

증오만 남은 '벽화'… 고소·고발전 이어져

사라진 '쥴리 벽화'…尹 무대응에도 꺼지지 않는 '잔불'
 3일 오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벽화로 논란이 일었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의 벽화가 흰 색으로 덧칠돼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을 그려 논란이 됐던 '쥴리 벽화'가 사라졌다. 당사자인 윤 전 총장도 무대응 입장을 밝히면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였던 논쟁은 온라인상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쥴리의 남자들' 등의 문구가 적힌 벽화가 그려졌다는 내용이 퍼지면서였다. '쥴리'는 윤 전 총장 부인 김씨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서 언급되는 이름이다. 

벽화가 알려진 이후 친여, 친야 지지자들의 서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이 심해졌고 결국 지난달 31일 논란이 된 문구만 삭제됐다. 그러나 다음 날 한 유튜버가 외벽 위에 검은 페인트를 칠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각종 페인트로 뒤덮힌 이 벽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 전 총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 정치권 인사들을 겨냥한 또 다른 비방이 적혔다. 


그러자 서점 측은 검은 페인트로 벽화 일부를 칠한 인물을 재물손괴로 신고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시민단체는 처음 이 벽화를 설치한 관계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논란 끝에 2일 해당 벽화는 흰색 페인트로 덧칠됐다. 

사라진 '쥴리 벽화'…尹 무대응에도 꺼지지 않는 '잔불'
지난달 31일 검은색 페인트로 덧칠된 벽화. 연합뉴스
서울 종로에 이어 충북 청주에 그려졌던 쥴리 벽화도 사라졌다. 앞서 '친일파청산'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누리꾼은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조만간 청주 쥴리의 남자 벽화 그립니다. 전국적으로 난리가 날 것 같다 예감에 (아고 큰일 낫네 윤서방)"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는 그림이 그려졌던 벽면의 판에 뜯겨나간 상태다. 더팩트,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당 벽화를 그린 이와 누리꾼 '친일파청산'은 다른 사람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 벽화를 그린 A씨는 이 매체들을 통해 "정치적인 의미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내 그림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자기 마음대로 인터넷에 올렸다"며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밖에서 고소·고발이 이어질 때 온라인상에서도 논쟁에 불이 붙었다. 벽화는 사라졌지만 친여,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맞서고 있다. 

'쥴리 벽화'가 훼손되기 전 "저급하다"는 반응을 보였던 친야 성향 누리꾼들은 이 벽화 위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대선주자를 향한 욕설이 쓰이자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쥴리 벽화'를 두고 "표현의 자유"라는 반응을 보인 친여 성향 누리꾼들은 훼손된 벽화에 불쾌감을 쏟아냈다. 

이처럼 벽화를 둘러싼 논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고소·고발이 잇따랐지만 정작 윤 전 총장 측은 '쥴리 벽화' 논란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의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에 나와 "표현의 자유와 형법상의 모욕죄 사이의 문제인데, 굳이 이런 것을 가지고 형사상 고소·고발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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