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 포석?’...유증으로 몸집 불리는 한국투자증권

‘IMA 포석?’...유증으로 몸집 불리는 한국투자증권

9000억 규모 주주배정 유증...올해 1.6조 자본 확충
IMA 인가 시 조달확대+사업기반 강화
회사측 "기존 증권사업 위한 유증...IMA와 연관 시기상조"

한국투자증권 전경.

한국투자증권이 잇따라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다만 회사측은 IMA와는 무관하며 영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선을 긋는 모습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지분 100%) 한국투자증권이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9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지난 6월말 별도기준 자기자본(10조5000억원)의 8.6%다.

보통주 1만8000주를 신주로 발행하며 액면가액은 1주당 5000원이다. 한국금융지주가 전액 출자한다. 청약 예정일은 다음달 26일, 납기일은 같은달 29일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은 약 10조5000억원이다. 이번 유증을 통해 지주로부터 9000억원의 지원을 받으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1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 IMA 인가 신청을 한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의 10조2638억원(별도기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에도 7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올해만 총 1조6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한국투자증권의 공격적인 자본 확충 배경으로 ‘IMA 사업 인가’를 꼽는다. 인가에 따라 IMA(100%)와 발행어음(200%)을 합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한 만큼 자본이 커지면 조달 한도도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자기자본 요건(8조원)을 충족하는 건 물론 발행어음 등 기업 금융 역량에서도 뛰어난 결과를 보여 IMA 인가 유력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IMA 신청이 승인되면 이번 유증을 통해 확충된 자기자본은 조달한도 확대와 더불어 관련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회사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IMA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준비라기보다는 기존 증권 업무와 관련, 자본 확충을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지주의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MA와 이번 유증을 연결 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아직 인가 결과가 나오려면 몇 달이 남은 상황인데다 상품이 얼마나 팔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신용공여나 기업대출, 투자은행(IB)등 기존 사업도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레버리지 비율이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등도 업계 최상단으로 재무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펴평가에 따르면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자체신용도(aa)는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편 지난 7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IMA 인가 신청을 했다. 그 다음달인 8월 NH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지주로부터 자금을 확보해 내달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연내 사업자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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