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절감부터 신산업 창출까지…‘약물 데이터’ 플랫폼의 잠재력 [기고]

의료비 절감부터 신산업 창출까지…‘약물 데이터’ 플랫폼의 잠재력 [기고]

박경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이사

박경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이사
최근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의 고도화와 인공지능(AI)의 의료 분야 접목에 따라 데이터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빠질 수 없는 약품 데이터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그 활용 가치가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약품 데이터는 복약 안전을 높이고 의료비를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대면진료의 품질 향상과 새로운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구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가치를 제공한다.

약품 데이터를 활용하면 복약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약물 부작용, 중복 처방, 낮은 복약 순응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줄일 수 있다. 개인의 복약 이력, 병력, 알레르기 정보와 약물의 성분 데이터를 통합 분석함으로써 위험한 약물 조합이나 부작용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다. 상호운용성이 뛰어난 의료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이 관심을 얻는 이유다. 이 플랫폼은 약물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신약 개발 등 다양한 헬스케어에 적용할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에 둔 약물 정보 시스템은 국민의 건강 수준을 올리면서 비대면 의료 환경에서 의약품 오남용을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더불어 비대면진료를 할 때 환자의 복약 이력과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을 적용한 플랫폼 제공은 진료의 정밀도와 신뢰도를 높여준다. 이는 국민이 안심하고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는 바탕이 되며, 지역 간 의료 접근성 격차 해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약물 데이터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정보는 자가 건강관리 역량을 향상시킨다. 개인의 질병 이력과 복약 패턴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복약 알림, 건강기능식품 및 생활습관에 따른 약물 상호작용, 특정 약물 복용 주의사항 등이 모바일 앱, 가정 내 기기를 통해 일상 속에 손쉽게 전달될 수 있다. 

공공보건 측면에서도 약물 데이터는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하고 선제적 예방 조치를 가능하게 한다. 지역별 처방 패턴과 복약 순응도 데이터를 분석하면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가 이뤄지며, 건강보험 급여 정책의 정밀화를 꾀할 수 있다. 산업적으론 약물 중심 디지털 플랫폼이 제약, 보험, IT,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촉진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및 기술 기반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지원하며, 나아가 신 산업 창출과 일자리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다제약물관리와 통합돌봄의 역할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고령자는 평균 5종 이상의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 간 상호작용, 부작용의 위험이 높다. 비대면진료 활용도가 높은 고령자에겐 데이터 기반의 약물관리가 건강을 지키는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환자의 복약 이력을 통합 분석하고 위험 약물 조합을 사전에 식별하면, 의료진이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안전한 처방을 제공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도 복약 일정을 체계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 체계로 의료의 질을 끌어올리고 불필요한 입원 및 재입원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약물 데이터는 단순한 처방 기록을 넘어, 국민 건강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집·정제·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 조성과 함께 정책적 지원, 민간 기술 혁신을 병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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