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로 올라와 1년째 홀로 지내던 30대 A씨는 반복된 취업 실패로 자신감을 잃고 불안과 우울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외로움안녕120’ 상담을 통해 또래를 만나고 취업 정보를 얻으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 아내를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던 40대 B씨도 육아와 생계 부담에 지쳐 막막했지만, 상담사가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다”는 말을 건네며 그의 노력을 인정해주자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외로움 전용 상담전화 ‘외로움안녕120’이 개통 5개월 만에 1만3000건이 넘는 상담을 기록했다. 연간 목표치(3000건)를 4배 이상 뛰어넘은 성과다.
서울시복지재단 고립예방센터는 지난 4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외로움안녕120’이 7월 본격 운영에 들어간 후 누적 상담 건수가 1만3000건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24시간 365일 전화(120+5번)나 채팅으로 외로움, 고립, 은둔 등 정서적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국내 최초 전용 콜센터다.
상담 사례를 보면 다양한 연령대와 상황의 시민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 직장 내 인간관계로 고민하던 직장인,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중년, 홀로 남겨진 노인들까지 각자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위로를 받고 있다.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지난 6~7월 이용자 1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4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4.7점)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성별로는 남성(4.4점)이 여성(4.1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상담 효과 역시 △외로움 완화(4.5점) △우울감 해소(4.3점) △정서적 유대감 향상(4.1점) 등 평균 4.3점을 기록했다. 통화와 채팅만으로도 실질적인 도움을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전화를 걸 수 있어 안심됐다”,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갑갑했던 마음이 풀렸다”는 시민들의 후기도 이어졌다.
이수진 서울시복지재단 고립예방센터장은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털어놓을 곳이 없어 힘들어하는 시민들이 상담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상 속 정서적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외로움안녕120’은 대표번호 120번에 5번을 누르면 연결된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외로움안녕120’을 검색하거나 전용 챗봇을 통해서도 상담과 정보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