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전도사’ 소석(素石)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가 15일 0시 1분 경희의료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윤 교수는 2006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재활에 성공했지만 지난 6월에 재발해 경희의료원에서 투병해왔다. 향년 84세. 쿠키뉴스 자료사진
- ‘탤런트 교수’ 대중매체 통해 조류생태 알려
- 아들 윤종빈 교수와 함께 2대 조류학자
‘새 박사’로 친숙한 소석(素石) 윤무부(尹茂夫)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가 15일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야생 조류 연구와 기록을 위해 ‘풍찬노숙(風餐露宿)’도 마다하지 않았던 고인은 2006년 강원도 철원에서 두루미를 관찰하던 중 뇌경색으로 쓰러져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새에 대한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2년여 투병 끝에 오른쪽 마비라는 후유증을 딛고 기적적으로 다시 일어선 그는 손과 다리가 자유롭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차에 싣고 전국을 돌며 탐조 활동을 이어갔다. 올해 초까지도 방송에 출연하며 새 관찰을 계속했지만, 지난 6월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경희의료원에서 투병하다 끝내 눈을 감았다.

경남 통영군 장승포 출신인 고인은 한영고와 경희대 생물학과·대학원을 거쳐 1995년 한국교원대에서 '한국에 사는 휘파람새 Song의 지리적 변이' 논문으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2006년까지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이후 2014년까지 명예교수를 지냈다.
그는 한국동물학회와 한국생태학회 이사, 문화체육부 문화재전문위원, 국립공원자문위원, 유엔 평화홍보대사 등을 역임하며 학문적·사회적 기여를 아끼지 않았다.

고인은 KBS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해설위원 등 방송 출연으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새들의 먹이 활동과 번식 등 생태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전달해 '새 박사'와 ‘새 전도사’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1980∼1990년대에는 여러 차례 CF 광고에도 등장해 친근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대표 저서로는 '한국의 새'(1987), '한국의 텃새'(1990), '한국의 철새'(1990), '한국의 새'(1992), '한국의 자연탐험'(1993), 'WILD BIRDS OF KOREA'(1995), '대머리 독수리는 왜 대머리일까요(共)'(1998), '개굴 개굴 자연관찰'(2010, 삼성비앤씨) 등이 있으며, 1994년에는 '윤무부 교수의 자연탐사 비디오'를 내기도 했다.
생전 수상으로는 자랑스런서울시민상(1993), 환경우수상(1997), 자랑스런서울시민 500인상(1999), 자랑스러운 경희인상(2011) 등이 있다.

각종 촬영장비와 필름, 슬라이드 북, 조류 관련 서적이 가득하다.(쿠키뉴스 DB)
고인의 아들 윤종민씨도 아버지 뒤를 이어 조류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고인이 근무하던 경희대 생물학과에 진학 후 학부 생활 4년 동안 부친의 전속 조교로 있었다.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에서 근무 후 현재는 국립생태연구원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애 씨와 1남 1녀(윤종민, 윤정림), 며느리 김영지 씨, 사위 김필관 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20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8시 30분이다.

사진=쿠키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