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 속 빛난 선별 수주…대형 건설사 수익성 회복세

건설 불황 속 빛난 선별 수주…대형 건설사 수익성 회복세

삼성물산 역성장…GS건설‧DL이앤씨 ‘어닝서프라이즈’
해외 집중‧주택 원가율 개선 영향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국내 시공능력 상위 5대 건설사들이 상반기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였다.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철저한 선별 수주 기조와 급등하던 공사비의 안정화 여파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은 매출은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특히 GS건설과 DL이앤씨는 예상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다만,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7대 대형 상장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삼성E&A)가 거둬들인 매출액은 연결 재무제표(잠정) 기준 총 42조94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50조4168억원과 비교해 7조4719억원(14.8%) 줄어든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5046억원에서 1조6031억원으로 6.5% 증가했다. 

특히 DL이앤씨와 GS건설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DL이앤씨는 상반기 매출 3조7996억원으로 4.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72억원으로 121.6% 급증했다. DL이앤씨 분기 영업이익이 네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2년 반 만이다. 이는 주택부문 원가율이 수익성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 원가율은 전년 대비 5.8%p 개선된 87.2%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상반기 매출 6조2590억원, 영업이익 232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각각 1.7% 감소, 41.7%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1621억원으로 시장 예상치(1129억원)를 44% 웃돌았다. 주택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 건축·주택본부가 수익성을 개선했다. 본부별 매출총이익률을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건축·주택본부가 16.9%로 전년 동기 대비 5.9%p 상승했다. 플랜트본부 또한 지난해 2분기 –24%에서 올해 2분기 1.1%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건설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상반기 매출 15조1763억원, 영업이익 43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8.2% 증가했다.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고수익 공정 본격화가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익성 회복을 견인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1392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2007억원으로 44.2%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94.9%이던 원가율은 올해 상반기 93.5%로 1.4p 하락했다. 

대우건설은 매출 4조3500억원으로 18.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35억원으로 6.3% 늘어 수익성을 방어했다. 지난 2021년~2022년 저마진 사업장의 준공과 플랜트 부문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며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면, 삼성물산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매출 7조150억원, 영업이익 27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2%, 55.3%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대규모 프로젝트 종료와 마케팅 비용 증가, 전반적인 주택 실적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하이테크를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 마무리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부문 마케팅 비용 등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익성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 공사 물량이 줄어서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공사비가 안정화됐고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현장이 마무리되며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기는 하나 지난해 말보단 올해 상반기, 상반기보단 하반기 점차 완화되면 매출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우량한 정비사업 위주로 선별 수주, 해외 수주에 집중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아직 어렵긴 하나 정부에서도 공급 확대 기조를 가지고 있기에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권 내 건설사들은 실적 회복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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