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라운드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우린 잘할 수 있는 멤버라고 생각했다. 롤드컵만 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일단 진출하는 게 목표다.”
KT롤스터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은 여의도 KT롤스터 사옥에서 가진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개인 퍼포먼스 저하와 주전 구성 불확실성이 겹치며 부진이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KT는 시즌 초 ‘퍼펙트’ 이승민, ‘커즈’ 문우찬, ‘비디디’ 곽보성, 서대길, ‘웨이’ 한길로 로스터를 확정한 후 대회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LCK컵에서 부진한 가운데 정규 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정규 시즌 첫 승은 4경기 만에 나왔다. 이 과정에서 서대길 대신 ‘파덕’ 박석현이 1군 무대를 뛰기도 했다. 과거 DRX 시절에도 2군을 경험한 바 있지만 그에게 이번 시즌 초반은 더욱 무거운 시기였다.
서대길은 “미드가 강해야 된다고 생각해 보성이 형이 있는 KT를 선택했다”며 “사실 보성이 형과 거의 친분이 없었다”며 웃었다. 이어 “성적이 좋지 않아 처음에 내려갔을 때는 좀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2군 친구들이랑 경기를 하면서 오히려 게임에 더 잘 임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았었다”며 “연패를 하는 동안 쌓인 불순한 기운을 빼고 우울한 감정을 빼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2군 친구들이 되게 밝다고 느낀다”며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얻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2군을 갔다 오면서 잘하자는 압박에서 벗어나 게임을 즐기자는 마인드가 생겼다”며 “승민(퍼펙트)이랑 산책도 자주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KT는 서포터 한길을 ‘피터’ 정윤수로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바텀 듀오는 한 몸인 만큼 서로 호흡이 중요하다. 서대길 입장에서도 다른 선수와 다시 손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 또 한 번의 적응이 필요했다.
서대길은 “파트너가 바뀌면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는 거라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피터 선수와 라인전에서 보는 각도 비슷하다고 느끼고 콜, 오더도 함께 하면서 이제는 손발이 잘 맞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KT롤스터는 3승7패까지 추락했던 성적을 반전시켜 10승8패로 레전드 그룹에 안착했다. 이같은 반전 배경에는 메타 변화도 한몫했다.
서대길은 “우리 팀은 인파이팅은 자신 있었는데 라인 스왑 관련해 문제가 많이 생겼었다”며 “더 떨어질 데가 없는 상황에서 마침 메타가 바뀌면서 유충이 하나로 변경되고 스왑 각이 잘 나오지 않아 우리끼리는 ‘KT롤스터 메타’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적으로 소통이 좀 부족해 스왑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진 상태”라며 “MSI에서도 스왑이 좀 나왔지만 소통이 잘 되는 만큼 이제는 라인 스왑에서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레전드 그룹에는 젠지, 한화생명, T1, 농심 등 강팀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KT도 궤도에 오른 만큼 롤드컵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서대길은 “DK와 타이브레이커 당시에는 ‘MSI고 뭐고 이것만은 꼭 이기자’는 마음뿐이었다. 허수(쇼메이커)랑 친하다 보니 개인적인 감정도 좀 있었다”며 웃었다.
끝으로 서대길은 “롤드컵만 간다면 그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일단은 롤드컵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힘든 일이 좀 많았었는데 그래도 조금씩 발전해 나가면서 끈끈하게 뭉칠 수 있었던 건 팬분들이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 주신 덕분”이라며 “항상 감사드리고 레전드 그룹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