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미국 특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이르면 이달 중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특사 의뢰가 왔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수락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6년 총선 때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진보와 보수 진영을 넘나들며 활동한 정치권 원로다. 이 대통령과도 대선 기간인 지난 5월8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기도 했다.
역대 정부는 대선 후 새 정부가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 두 달여의 정권 인수 기간 중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에 대통령 특사를 파견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새 정부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미국에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인연이 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와의 친분을 시작으로 미국 공화당 내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사단 파견은 미국 외에도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총 14개 내외 국가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일본 특사로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중국 특사로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유럽연합(EU) 특사로는 윤여준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특사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자체 명단을 작성한 이후 관련 당사국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우 수석은 특사 파견에 대해 “특사단 파견은 계엄령 선포 이후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이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급격히 안정을 되찾고 정상화됐다는 사실을 각국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예년에 비해 파견국가를 늘려 14개국으로 예상되지만 경우에 따라 축소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