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 메시지에도 우려의 목소리…변수는 ‘安 혁신위’

野, 혁신 메시지에도 우려의 목소리…변수는 ‘安 혁신위’

송언석, 혁신위 권한과 혁신안 수용에…인선·방향성 답변
野 관계자 “비대위 인선 혁신과 멀어”…김용태 “혁신위 인적청산 이뤄야”
박상병 “安 혁신위 방향성 핵심…혁신안 수용 여부 중요”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범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혁신위원장을 선임하고, 강도 높은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혁신위원회 권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혁신위 설치 예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비대위 인선과 혁신위 역할에 대해 우려를 전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일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4선의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모시겠다”며 “국민이 공감할 혁신안을 마련하고, 실천해 당의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3 불법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 등으로 국민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렸다”며 “이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성찰과 각오를 새기면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혁신위 권한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은 ‘어떤 혁신안을 수용하냐’는 질문에 “혁신위 활동과 운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혁신위원 선정부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혁신위 권한’ 물음에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기구를 만들었을 때 당 의사결정 내에서 운영된 사례가 있다”며 “이를 고려해 최고 수준의 혁신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도 ‘본립도생(本立道生)’을 언급하면서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지율 회복과 국민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4월 서울시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대선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불안한 비대위 인선…당내 ‘인적청산’ 목소리


당 차원의 혁신 메시지에도 당내 우려는 남아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를 시작한 것은 좋지만, 비대위 인선을 보면 혁신을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기존 당 주류에서 선택한 인물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대위원 중 한 명은 지난 10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박진호 비대위원은 ‘2023 당원 교육 및 단합대회’에 참석해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혁신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개혁 기준이 굉장히 높아진 상황이다. 혁신위가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민이 바라는 혁신은 ‘인적청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의 핵심은 기득권에 대한 인적청산이다. 이를 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안 의원이 혁신위를 맡은 만큼, 국민적 기대에 맞는 강도 높은 개혁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는 비대위 인선이 혁신과 거리가 멀어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이해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안 의원이 혁신위를 이끄는 만큼 변화 가능성을 놓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의 인선을 보면 혁신과 담 쌓았다.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혁신위원장에 안 의원을 선임한 것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혁신위가 맡게 된다. 어떤 사람을 혁신위에 선임하고, 어떤 개혁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당의 운명이 달려있다”며 “당 지도부가 개혁안을 얼마나 수용할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의 주류가 당권 유지를 위한 명분으로 혁신위를 사용하면 그대로 끝나는 상황”이라며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제9회 지방선거를 바라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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