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문의 줄었어요” 강력 대출 규제에 현장 반응은

“매수 문의 줄었어요” 강력 대출 규제에 현장 반응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쿠키뉴스 자료사진

수도권에서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금지하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발표되자, 주택시장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매수 문의가 줄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1일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됐다. 또한 주담대 대출자는 6개월 내 해당 주택에 실거주해야 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매입 목적 대출은 금지됐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대출 담보인정비율(LTV)도 80%에서 70%로 낮아졌다.

이번 조치로 서울 상당수 지역에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4억6492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출 규제 이전에는 비규제 지역은 LTV 70%를 적용해 차주의 소득에 따라 최대 10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낮아지면서 대출 가능액이 종전보다 평균 4억2000만원 줄고, 8억6000만원 이상의 자금이 있어야 서울 아파트 매입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30억원에 달하는 서초구와 강남구의 경우 기존에 규제지역으로 분류돼 LTV 5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강남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25~26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하게 됐다.

이처럼 더 많은 현금이 요구되자, 현장에서는 정책 시행 전에 서둘러 계약을 체결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서초구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주담대 대출 한도 공약이 나오자 대출을 끼고 구매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계약을 빨리하려고 서둘렀다”며 “현금으로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정책 시행 이후 매수 문의 전화가 줄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에서도 매수 문의가 줄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 따르면, 성동구는 0.99%, 마포구는 0.98%, 용산구는 0.74% 상승했다. 성동구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B씨는 “매물이 많지 않던 상황에서 정책 발표 이후 매수 문의 전화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마포구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C씨도 “매물 수는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문의 전화가 줄기는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풍선효과로 주변 지역에 수요가 몰릴 수는 있지만, 이는 곧 해당 지역에 대한 매수 관심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팔고 넘어가기 힘들어지면서 거래량 총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짚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정책이 시행된 이후 당분간은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거래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6억 원 이하 대출이 가능한 인근 지역의 아파트로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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