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매출 절반 ‘배달앱 의존’…수수료만 24%

프랜차이즈 매출 절반 ‘배달앱 의존’…수수료만 24%

배달하는 한 라이더의 모습. 곽경근 대기자

서울시 내 주요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 절반 가까이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늘어난 만큼, 점주들이 부담하는 수수료 비중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시는 26일 치킨·커피·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을 대상으로 매출 구조와 배달 플랫폼 수수료 현황 등을 분석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1년간 POS 시스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일부(14곳) 현장조사 및 온라인 설문조사(172곳)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매출 가운데 배달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4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매장 내 결제 43.3%, 모바일 상품권 7.9% 순으로 나타났다. 배달과 모바일 상품권을 합친 비중은 56.7%에 달해 자영업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지출되는 수수료다.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 플랫폼을 통한 매출 중 24.0%가 수수료로 나갔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17.1%)에 비해 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수수료 항목별로 보면 배달 수수료가 39.2%로 가장 높았고, 중개수수료(30.8%)와 광고수수료(19.7%)가 뒤를 이었다. 특히 앱 내 상단 노출을 위한 광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광고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시는 분석했다.

영업비용 중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0.8%였다. 업종별로는 치킨 업종이 17.5%로 가장 높았고, 이는 인건비(15.2%)보다도 높은 수치다. 같은 기준에서 커피(9.5%)와 햄버거(9.4%)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에 비해, 치킨 업종의 수익률은 6.5%로 가장 낮았다.

모바일 상품권의 경우 평균 수수료율은 7.2%였고, 가맹점주의 42.5%가 수수료 전액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맹본부와 점주 간 수수료 분담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반기 중 ‘배달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해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상생지수는 객관적 수치자료와 가맹점주의 체감도를 반영해, 플랫폼 업체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된다.

아울러 가맹점주 100명 규모의 ‘상생 모니터링단’을 꾸려 현장 감시 및 정책 제안 활동을 지원하고,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분담을 5:5로 시행하는 가맹본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배달, 모바일상품권 등 온라인플랫폼은 소상공인의 매출 확대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과도한 수수료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수치에 기반한 실태조사를 통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상생 정책을 마련하고, 가맹점주의 경영 안정을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