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실무통 전면 배치…조은석 특검, ‘내란 수사’ 옥죈다

검찰 실무통 전면 배치…조은석 특검, ‘내란 수사’ 옥죈다

내란 특검보 6명 임명…검사 출신 5명·경찰 출신 1명
윤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정치색 배제하되 수사 역량 담보”

조은석 특별검사. 연합뉴스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혐의’ 특별검사팀이 본격적인 수사 채비에 들어갔다. 검찰 핵심 실무 보직을 두루 거친 형사·공판통 출신 인사들이 특검보로 전면 배치되면서, 특검팀이 ‘강도 높은 법리·사실 규명’에 방점을 둔 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은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6명의 특검보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조 특검은 이날 “내란 특검의 특검보가 확정됐다”면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추천을 반영해 제청했고, 수사 능력이 출중한 경찰 출신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특검보 명단에는 김형수·박억수·박지영·박태호·이윤제·장우성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 김형수, 박억수, 박지영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공판·형사과장 등을 지낸 이른바 ‘실무형’ 검사 출신들이다. 검찰 내에서 수사 실무와 법정 공방을 두루 경험한 인사들이어서, 향후 수사 과정에서도 치밀한 증거 판단과 절차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 변호사는 광주 출신으로 대검 형사1과장과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를 역임한 형사통이다. 검찰 실무에 정통하면서도 법리 판단에 강점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박억수 변호사도 군산지청장, 대검 인권정책관, 공판송무과장 등을 지냈다. 형사재판 전략과 인권 감수성을 겸비한 인사라는 평가다.

박지영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재직 당시 공판업무를 담당했고, 문재인 정부 당시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팀장으로 활동했다. 이윤제 변호사는 검사 출신 학자다.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으로 특검보에 포함됐다. 박태호, 장우성 변호사는 법조계 안팎에서 꾸준히 실무 경험을 쌓아온 인사들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특검보 인선이 ‘특수통’이나 ‘기획통’을 배제하고 형사·공판 실무형 중심으로 짜였다는 점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실효성 사이에서 균형을 꾀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일선 변호사는 “근무 이력만 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 주로 등용됐다”며 “공판과 인권 중심의 인사가 주를 이루고, 특수부 색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정치색을 배제하면서도 수사 역량은 담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무난한 구성이지만 호남 출신 인사가 다수 포함된 점은 인선의 방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특검팀은 현재 검찰과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계엄령 문건의 기획·작성·전달 경위와 당시 군·정부 고위 인사들의 개입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착수 전부터 공안 사건의 기본 틀인 ‘사실관계→법리 판단→책임 규명’의 3단계 접근이 필요하다는 법조계 안팎의 주문이 있었던 만큼, 형사·공판 실무에 능한 특검보들이 투입된 점은 수사의 정밀도와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특히 계엄령 문건은 작성 경위뿐 아니라 실제 실행 가능성, 법률적 위헌 여부, 정치적 공모 의혹 등 복합적인 쟁점을 내포하고 있어 사실관계 규명을 넘어 정교한 법리 해석과 적용이 필수적인 사안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수사 경험은 물론 공판 전략과 재판 대응까지 두루 경험한 실무형 특검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조만간 특검보들과 첫 회의를 열고 수사 범위와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최장 170일간 진행되는 이번 수사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7월 초 사이 관계자 소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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