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째 예산 남기는 용산구 ‘무더위 안전숙소’…집행률 ‘반토막’

[단독] 3년째 예산 남기는 용산구 ‘무더위 안전숙소’…집행률 ‘반토막’

2022~2024년 집행률 절반 이하…해마다 천만원대 반납
용산구 “수요에 맞춘 예산 책정 신경쓰고 있어”

서울 용산구는 오는 7월부터 3개월 간 '무더위 안전숙소'를 운영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가 최근 3년간 ‘무더위 안전숙소’에 책정된 예산의 절반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용 실적과 무관하게 매년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반복 편성해온 탓에, 사업의 실효성과 예산 운용의 책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용산구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무더위 안전숙소(이하 안전숙소) 사업에 편성된 예산 중 절반 이상을 집행하지 못했다.

안전숙소는 온열 질환에 취약한 저소득 고령 가구와 주거 환경이 열악한 노약자를 위해 운영되는 야간 쉼터다. 폭염특보가 발령될 경우, 서울시 자치구와 협약을 맺은 94곳의 숙박업소에서 최대 9만원 할인된 요금으로 객실을 제공한다.

용산구의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서에 따르면, 용산구는 지난 2023년 안전숙소 객실료 지급을 위한 예산으로 2100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실제 집행액은 207만원에 그쳤고, 1893만원의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채 남았다.

직전 연도인 2022년에는 객실료 예산이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연도 안전숙소 이용 건수가 1건에 불과했다. 같은 통계목(사회복지사업보조)으로 분류되는 ‘무더위 쉼터’ 냉방비와 합산하더라도, 전체 예산 4240만원 중 실제로 집행된 금액은 1417만원에 그쳤다.

2024년 또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용산구는 지난해 6월 6855만9000원을 간주처리했다. 이중 안전숙소 객실료는 2700만원으로 책정되었으나, 총 지출액은 1188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집행 성적을 냈는데도 편성 예산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용산구는 지난 3년간 안전숙소 사업의 성과와 무관하게 과도한 예산을 반복적으로 책정해 왔다. 하지만 실제 집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해마다 예산을 고스란히 반납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한편 용산구는 지난 2일 관내 뉴월드호텔과 협약을 맺고 오는 7월부터 3개월간 최대 10개 객실을 안전숙소로 제공할 계획이다. 반복된 예산 미집행 상황 속에서 이번 협약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용산구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지난해에 집행한 예산만큼만 교부받은 상태”라면서 “앞으로도 수요에 맞춰 예산을 책정해 최대한 반납액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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