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세들의 실상을 알리고, 반핵 운동을 하다 숨진 고(故) 김형률 씨의 추모식이 열렸다.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등은 24일 경남 합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강당 등에서 김형률 20주기 추모제를 거행했다. 추모제는 김씨와 먼저 세상을 떠난 원폭 피해자 2세 등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해 김씨 약력 소개, 한국 원폭 피해단체장 등의 추모사, 유족 인사, 추모 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김형률추모비 앞에서 고인과 각종 병마와 싸우다 숨진 원폭 피해자 2세를 추모하며 분향·헌화했다.
김씨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세로, 태어날 때부터 면역 체계가 망가진 선천성 면역글로불린 결핍증을 앓았다. 그는 병치레가 잦은 자신의 약한 몸이 단순히 개인의 아픔이 아닌 전쟁과 제국주의의 산물임을 역설하면서 국내 원폭 2세 환우들의 존재를 국내에 알리고 ‘한국 원폭 2세 환우회’를 조직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했다.
그는 원폭환우회 초대 회장으로 원폭 2세 환우들을 지원하는 ‘한국 원자폭탄 피해자와 원자폭탄 2세 환우의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길 간절히 원했지만, 지병으로 2005년 3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장은 “반핵평화 인권 운동을 지속한 고 김형률의 추모식이 제20주기를 맞았다”며 “한국원폭피해자 2세들을 위한 추모의 목소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