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조정했다.
KDI는 14일 발표한 ‘2025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 2월(1.6%)보다 0.8%포인트(p) 낮아졌다. 정부 기관이나 국내외 기관·기구를 모두 합쳐 가장 낮은 수치이자, 첫 0%대 전망치다.
관세 부과 등 대외적 요인이 0.5%p, 내수 부진 등 대내적 요인이 0.3%p 전망치를 끌어내렸다는 게 KDI 설명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4월부터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했을 뿐만 아니라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당히 확대됐다”며 “이런 부분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게 또 내수에도 일부 부정적으로 파급된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통상 갈등’을 거론했다. 정 실장은 “(25%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거나 주력 수출품인 전자제품에 높은 (품목)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내적으로는 건설경기 급강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주택 경기 악화로 건설업체들의 재무 건전성이 나빠지면 건설 투자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비수도권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하는 가운데 주택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등 주택경기가 하락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구조조정이 지연돼 건설업체 재무건전성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경우,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건설투자 회복이 제약될 수 있다”고 했다.
KDI는 이 같은 전망에도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추가적인 재정지출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KDI에 따르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2023년과 2024년 -3.6%, -4.1%를 기록했다. 올해 13조 8000억원의 추경 반영시 -3.3%로 목표 상한선인 3%를 상회한다.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보다 완화된 기조로 운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실장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두 차례, 올해 한 차례 총 세 차례 금리 인하를 했다”며 “지금 경기 등을 봤을 때 올해 추가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