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 효자 라면업계도 울상…‘삼양·농심·오뚜기’ 상호관세 대응법

美 수출 효자 라면업계도 울상…‘삼양·농심·오뚜기’ 상호관세 대응법

미국, 우리나라에 25% 상호관세 예정…식품업계 ‘수출 장벽’ 긴장
업계 “美 생산시설 없는 삼양식품, 관세 영향 불가피 우려”
“라면 산업 전체에 포괄적 영향…국내 식품 노출 기회 ↓”

한 소비자가 13일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고 있다. 김건주 기자

미국이 우리나라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K-푸드 역대 최대 수출을 주도한 ‘라면’의 수출 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99억8000만달러다. 이 중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12억4850만달러다. 이 중 미국 시장 수출액은 전년 대비 70.3% 증가한 2억1560만달러다. 1위 중국(2억6000만달러)에 이은 최대 라면 수출국으로 라면업계에서는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로 수출 감속이 우려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우리나라에 25%의 상호관세를 예고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각국에 관세 적용을 90일 유예하며 현재 우리나라는 10%만 적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관세 방어를 위해서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 유무가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농식품 메인 수출 상품인 라면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 내에 생산공장이 마련되지 않은 기업은 수출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농심·오뚜기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매출이 약 38% 수준인 농심은 미국에 라면 생산시설이 있어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평가다. 농심은 캘리포니아주 2개 공장에서 연간 총 10만1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미미한 편”이라며 “미국 내 2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라면으로 북미·중남미 지역까지 충분히 공급하고 있어 관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캘리포니아주에 공장 부지를 매입해 오는 2027년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에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출범하고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라면, 소스, 간편식 등 생산품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현지 정부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해외 수출 비중은 10% 정도로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대응방안을) 보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 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닭 신화’를 쓴 삼양식품은 현지 시설이 없어 수출 시 관세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삼양식품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77%에 달한다. 이 중 미국 수출액은 28%다. 때문에 삼양식품도 현지 시설 설립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대한민국 라면박람회’에서 “(해외 공장 건설과 관련) 여러 지역에 대한 검토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발표한 중국 공장 건립 외 해외 공장 설립 계획은 없다는 게 삼양식품 측의 공식 입장이다.

한편 삼양식품이 관세 타격을 받을 시 우리나라 라면 수출 전반에 악영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어떤 제품이든 타국 상품이 현지 시장에 정착하기 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미국 내에서 확장할 지역이 많은데, 삼양식품의 인기 제품인 불닭볶음면 등이 관세로 인해 수출이 줄어든다면 ‘K-라면’ 전체 노출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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