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시간이 4일 탄핵으로 끝났다. 헌법재판소가 이날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렸다. 현직 대통령 파면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다.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전 국민을 잠 못 들게 한 122일. 긴박했던 이 시간을 주요 숫자로 되짚었다.
12·3…45 (12월3일, 45년 만에 비상계엄)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8분. 윤 전 대통령은 생방송 긴급 담화를 통해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10·26 사태 이후 45년 만이었다.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포고령 1호’에는 ‘정치활동 금지’, ‘언론·출판 통제’, ‘의료진 복귀’ 등 계엄 통제가 담겼고, 무장 계엄군은 국회에 진입했다. 유리창이 깨지고, 시민과 보좌진이 인간띠로 맞섰다.
6 (6시간 만의 계엄 철회)
비상계엄 선포 불과 3시간 후인 12월4일 오전 1시, 재석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통과됐다. 그로부터 3시간여 뒤인 오전 4시26분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걸린 시간은 약 6시간이었다.

탄핵소추는 계엄 후 11일 걸려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는 이후 본격화됐다. 국회는 계엄 선포 11일 만인 12월14일 윤 전 대통령을 탄핵소추하고 사건을 헌재에 접수했다. 헌재는 ‘2024헌나9’ 사건번호를 부여했다.
사건 접수 후에도 한동안 탄핵 심판 절차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탄핵 심판 접수통지서를 수령하지 않으면서다. 결국 헌재는 12월19일 서류가 발송 송달돼 20일 관저에 정상적으로 도달한 것으로 보고 심판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현직 대통령의 첫 구속 사례…尹, 구치소에서 5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월3일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차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월15일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1월19일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불법 폭력 사태를 벌였다. 일부는 법원을 부수고 경찰과 충돌했다. 이후 경찰은 140명을 입건하고, 92명을 구속했다.

11번의 변론기일…증인 16명
1월14일 첫 변론이 열렸다. 첫 변론은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4분 만에 끝이 났다. 이틀 뒤 열린 2차 변론부터 국회 측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공방이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21일 3차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지난 2월25일 최종 변론기일인 11차 변론기일까지 총 8차례 헌재 대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1월23일 열린 4차 변론에서는 증인으로 나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접 신문하기도 했다.
증인 16명에 대한 신문은 4~10차 변론에서 진행됐다. 2월25일 11차 변론에선 탄핵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전 대통령의 최종 진술을 끝으로 변론은 마무리됐다.
긴 숙고의 시간…평의 기간만 3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 중 가장 긴 평의 기간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122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부터 111일, 마지막 변론이 있었던 2월 25일 이후로는 38일 만에 헌재의 결정이 나왔다.
특히 변론 종결 이후부터 선고까지의 38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의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의 11일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긴 기간이다. 이는 헌법재판관 8명이 전원 일치 의견을 도출하기까지 그만큼 장시간의 숙고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인용…11시22분
4월4일 11시22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었다. 8대 0 전원 일치 의견이었다. 탄핵 소추안 통과 후 111일 만에 사건은 매듭짓게 됐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를 기점으로 윤 전 대통령은 직위를 잃었다.
문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위법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중대하고, 파면을 통해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그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