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를 표명한 이 원장의 거취는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한 향후 거취를 묻는 질의에 “금융위원장에게 어제 통화해 제 입장(사의 표명)을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상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직을 걸고서라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책임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다만 이 원장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 원장은 “제가 금융위원장께 말씀드리니까 부총리님이랑 한국은행 총재께서 전화를 주시고, 시장 상황이 너무 어려운데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 말리셨다”고 했다.
이 원장은 “마침 오늘 밤 미국에서 상호관세 발표를 해서 3일 아침에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하면서 새벽에 보자고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 발표 후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앞서 금융당국 수장들은 야권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상법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두고 불협화음을 빚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과 재계는 주주 소송 증가로 기업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하자는 목소리가 번졌다.
이 원장은 “직을 걸고 (상법 개정안)을 지키겠다”며 강력한 의사를 표해왔다. 지난달 28일에는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정부에 보냈다. 사실상 정부 방침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같은 날 돌연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과 함께 매주 개최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도 불참하기도 했다. 외부 일정이나 특별한 사정 없이 F4 회의에 불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