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26일 열리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맞물려 향후 조기 대선 정국의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는 이날 오후 2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혐의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 대표가 방송사 인터뷰와 국정감사 발언을 통해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외 출장 중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발언을 허위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또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는 발언 역시 허위라고 보고,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만약 이날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피선거권 박탈형이 유지될 경우, 이 대표의 조기 대선 출마를 포함한 정치 생명에도 중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지연되면서, 이 대표의 3심 판결이 대선 전에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의 선거법 관련 대법원 판결이 5월 말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만약 2심에서 유죄가 유지될 경우 대선 출마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당내 균열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2심에서도 중형이 유지될 경우, 당내에서 ‘플랜B’를 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당내 분열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유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국민 여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에게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설령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국민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4월을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4월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퇴임 전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지연될수록 이 대표의 선거법 3심 판결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후까지 헌재가 선고를 미룰 가능성 등을 차단하기 위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대로 오늘 당장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라며 “한 대행이 즉시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 역시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한 대행이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헌재가 제시한 정족수를 근거로 탄핵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