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에 힘 받나…IPO 세번째 도전하는 케이뱅크

실적개선에 힘 받나…IPO 세번째 도전하는 케이뱅크

케이뱅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세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케이뱅크의 IPO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2024년 두 차례 상장에 도전했다가 주식시장 침체와 수요예측 부진 등을 이유로 철회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IPO를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기업가치를 기대보다 낮게 평가받고 다음해 2월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케이뱅크는 2024년 초 IPO 재도전을 선언하고 같은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10월 말 상장이 목표였다. 그러나 수요예측 부진에 따라 IPO 계획을 올해 1월로 연기했다. 당시 케이뱅크는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최종적으로 지난 1월 두 번째 IPO 추진을 철회했다. 부진한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과 탄핵 정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얼어붙은 주식시장 분위기가 영향을 줬다.

지난해 케이뱅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액은 9500원에서 최대 1만2000원이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 밴드는 약 3조9500억~5조3000억원. 당시 산정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9~2.04배 수준이었다. 이는 카카오뱅크(1.6배), KB금융(0.54배), 신한지주(0.51배) 등 주요 금융주 대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과정에서 산출된 시가총액은 결국 5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3조5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서 ‘몸값 고평가’ 지적이 나오지만 쉽게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 등 케이뱅크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 수익률 때문에 공모가 낮추기에 대한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실적 개선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5조원은 고평가”라며 “몸값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했다.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수요예측에 실패한 원인으로 업비트 예금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는다. 가상자산 열풍으로 업비트 이용자의 케이뱅크 예금이 늘었으나,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는 10월 업비트와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연장·종료 가능성 모두 배제할 수 없다. 

케이뱅크는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올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장에 다시 도전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281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23년 순이익인 128억원에서 1년만에 10배 가량 흑자 규모가 커졌다. 앞서 지난 2022년 연간 실적(836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만 321만명의 새로운 고객이 유입됐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고객 수는 1274만명이다. 가상자산 호조로 고객이 급증한 2021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내년 7월까지는 상장을 해야 한다. 지난 2021년 6월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FI들과 IPO를 조건으로 하는 동반매각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조항을 걸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측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올바른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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