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설 메시지 갈렸다…“민생 vs 희망” 

여야, 설 메시지 갈렸다…“민생 vs 희망” 

서울·용산·영등포역·강남터미널서 귀성인사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올해 설 메시지 키워드는 민생과 희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생을 언급하며, 비상계엄에 의한 내란으로 불안과 불신에 쌓인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은 연휴 전날인 지난 24일 서울역에서 귀성객을 배웅했다. 국힘은 도심공항터미널, KTX 승강장 등을 돌며 민생을 강조한 정책 홍보 팸플릿을 시민들에게 건넸다. 어깨엔 ‘국민을 힘차게, 경제를 힘차게’ 띠를 둘렀다. 

권 대표는 앞서 원내대책회의 모두 발언으로 “비상시국에도 시간은 흐르고 어김없이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찾아왔다. 국민께 행복을 드려야 할 정치가 부족해 국민 마음을 힘들게 해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모두 편안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아울러 명절에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군인, 경찰, 소방관 여러분께도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변호인단을 거쳐 설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을사년 새해는 작년보다 나은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서초구 강남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과 사진을 찍고 있다. 권혜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서초구 강남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에게 덕담을 나눴다. 민주당은 ‘다시 뛰는 대한민국’ ‘희망 가득한 새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둘렀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하지만, 내란 사태 여파로 오히려 우리 사회 혼란은 심화하고 있다”며 “명절만큼은 잠시 걱정을 내려놓고 행복 가득하시길 소망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서울 용산역으로 귀성인사 일정을 잡았다가 급하게 강남터미널로 변경했다. 이 대표 지도부 체제가 들어선 후 민주당이 명절 인사를 위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통상 명절 때마다 호남선이 지나는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조기대선 전 민심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황장수 미래연구소장은 “터미널은 서민적이고 지역이 영, 호남이 다 있어서 어느 한 곳에 귀착되지 않는다”며 “탄핵 프레임을 유지하다가는 지지율이 금방 쫓길 수 있으니, 보수 진영 내부 분열과 혼란을 겨냥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터미널엔 젊은이가 많이 간다. (민주당이)젊은 표심을 확보하려는 의미”라며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건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 옥중 편지에 관해선 “본인도 억울하겠지만 최소한 국가원수로서 메시지를 내야한다”며 “통합이 아니라 분열로만 가는 것 같아 우려 된다”고 말했다. 

제3야당인 개혁신당은 계엄·내란 정국에 자주 언급되는 ‘법치’를 강조했다. 허은아 대표와 지도부는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귀성 시민들을 만났다. 허 대표는 새해 소망을 적는 역 구내 행사 부스에 ‘수권정당 개혁신당’이라고 적었다. 

허은아 대표와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시기를 바란다”며 “을사년 새해에는 법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신당은 국민 여러분께서 힘내실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 권한대행과 황운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은 용산역에서 귀성객을 배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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