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을 10개 뚫은 1리터 물통과 구멍 10개 뚫은 10리터 물통에 물을 채운 후 거꾸로 뒤집었을 때, 어느 쪽이 더 많은 물을 수용하고 흘려보낼 수 있겠습니까? 서부간선도로의 유턴 구간, 진입로는 많은 차량으로 인해 효율성과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완화차로의 최대화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재우 지밸리경영자협의회 대표는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을 두고 “현실적인 여건의 반영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밸리경영자협의회(GBA)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입주건물 대표모임이다. 1만5000여개의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개선과 업무지원, 교통 및 환경 문제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한다.
이 대표는 “서부간선도로가 일반도로화되면서 기본적으로 진출입로가 추가된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다만 속도제한의 경우 기존 시속 80km에서 50km로 변경되고, 출입구 간의 신호대기로 인해 정체가 유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산동 기업 입주로 차량 증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이 추세와 맞물려 정체가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23년부터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및 친환경공간 조성공사’를 진행 중이다. 안양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오목교와 광명대교 구간을 입체 교차로를 평면 교차로로 바꾸고, 목동교·철산교 남쪽 등에 횡단보도 4곳을 신설한다. 주택가 쪽에는 보도를 비롯해 녹지공간을 확충한다. 구간 내 17곳의 진·출입로도 만든다.
이 대표는 차로 중앙 공원화 대신 진출입로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현재 안양천에도 공원, 자전거도로, 운동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며 “양쪽으로 차량이 다니고 있고, 그 사이에 공원이 조성되면 매연 등의 이유로 시민 이용률이 저조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이어 “G밸리에서 서부간선도로로 진출입로가 늘어나게 되면서 진출입구간이 짧아진다. 이 구간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전을 위해서도 진출입로 확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주행차량과 진출입차량의 원활한 주행은 차량의 흐름이나 안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퇴근 시간대 차들이 건물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건물 내 지하주차장에서 대기하는 시간 또한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2km 정도의 직선완화차로가 하행선 철산교와 하안교 사이에 있었다. 당시에 큰 역할을 했는데, 일반도로화 공사 과정에서 없어졌다”며 “확장이 불가능하다면 진출입 완화차로 길이를 최대로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