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독재 상징 ‘백골단’ 왜 등장했나…“尹 강경 보수화 영향”

군부독재 상징 ‘백골단’ 왜 등장했나…“尹 강경 보수화 영향”

백골단 ‘군부독재’ 상징…강경대·김귀정 치사사건
박창수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시신 탈취 만행
정치권 백골단 등장에 비판 목소리…박상병 “시대착오적 자충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반공청년단 소속 백골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반공청년단 소속 백골단원들이 막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 민주주의 탄압의 상징인 ‘백골단’이 등장했다. 야권에서는 백골단을 ‘미치광이’라며 강경하게 비판했다. 여당은 백골단 기자회견이 부적절하지만, 징계사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은 ‘백골단’ 같은 극단적인 세력의 등장 배경으로 대통령의 행보를 지목했다.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길어지면서 군부정권의 상징인 백골단이 등장했다. 이들은 과거 백골단의 상징인 하얀 헬멧을 착용하고, 별도의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백골단은 군부독재와 민주주의 탄압의 상징이다. 이승만 정부 시기 자유당이 조직한 정치 깡패다. 전두환·노태우 정부의 사복경찰관도 백골단으로 불렸다. 이들은 ‘강경대 치사사건’과 ‘박창수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시신 탈취 사건’을 일으켰다.

고(故) 강경대 열사는 지난 1991년 명지대학교 앞에서 학생운동 중 백골단의 집단구타에 사망했다. 고(故) 김귀정 열사도 ‘강경대 치사사건’에 반발해 제3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백골단의 구타에 사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 위원장의 시신을 강제로 탈취했다. 백골단은 1991년 5월 안양병원 영안실에 마련된 박 위원장의 장례식장 벽을 뚫었다. 탈취된 박 위원장의 시신은 경찰이 강제로 부검한 후 다시 가족에 넘겨줬다.

김 의원은 백골단의 의미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김 의원의 해명이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실체를 몰랐고 사과를 했기 때문에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의원이 백골단을) 전혀 모른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국회에 백골단을 다시 불러들인 김 의원의 제명안을 발의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백골단 명칭과 실체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김 의원이 사과했기 때문에 징계사유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공식입장을 냈음에도 당내 반발의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저런 이상한 집단을 왜 (국회에) 끌고 온 것이냐. 젊은 사람들이 윤 대통령을 감싸는 것처럼 보이려고 한 것”이라며 “당에서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말한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백골단 기자회견이 시대착오적이고 자충수(自充手)라고 평가했다. 백골단의 재등장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강경 보수화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청년들이 하얀 헬멧을 쓰고 국회에 온 게 얼마나 당황스럽냐. 김 의원이 기자회견을 주도한 것을 보면 국회의원 수행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백골단 기자회견은 시대착오적인 자충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강경 보수화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 강성 지지층만 윤 대통령을 비호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이유로 국회에서 황당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의 국민은 백골단을 보고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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