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윤석열 정부에서 공영방송 이사장들을 해임한 것이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 19일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방문진 이사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권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위법하고 부당하게 저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진과 방심위원들을 해임했던 방통위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요구한다”며 “그것이 권력의 도구로 전락해 언론의 자유와 자유민주적 헌법 질서를 유린해온 그동안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전체회의를 열고 권 이사장에 대한 해임을 의결했다. 권 이사장의 MBC 및 관계사 경영에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권 이사장은 서울행정법원에 해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 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해 9월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였다. 권 이사장이 업무에 복귀한 상황에서 그의 임기는 지난 8월 종료됐다.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정부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KBS의 방만 경영 방치와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 등을 이유로 남 전 이사장에 대한 해임을 제청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재가했다. 이에 남 전 이사장은 해임 취소 소송과 해임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집행정치 처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본안 소송에서는 해임이 무효라는 판단을 받게 됐다.
방통위는 이날 권 이사장 소송과 관련해 “판결문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남 전 이사장 관련해서는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라며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공영방송 이사진 관련 법정 다툼은 현재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지난 7월 방문진 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이에 권 이사장 등 야권 성향 이사들이 반발, 법원에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에서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차기 이사진의 취임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