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인력난까지…‘서울 마을버스 살리기’ 안간힘

재정난에 인력난까지…‘서울 마을버스 살리기’ 안간힘

기사 부족 비율 17.1%...외국인 채용도 제동
동작·성동·금천구 등 인력 양성에 재정 투입
필수노동수당 지급 등 처우 개선도 적극적

서울시 마을버스. 서울시

서울 마을버스가 멈추고 있다. 재정난과 인력난 등 이중고에 시달리면서다. 서울시가 마을버스 외국인 기사 채용 방안을 내놨지만, 최근 고용노동부가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사업 논의에도 제동이 걸렸다. 비자 정책은 노동부가 담당한다. 노동부가 이런 입장을 전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 외국인 마을버스 기사 사업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치구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5일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마을버스 기사 부족 인원은 600명이다. 등록 차량 1599대에 1대당 2.2명을 곱해 산출한 적정 인원수(3517.8명)에서 실제 인원(2918명)을 뺀 숫자다. 부족 비율은 17.1%에 이른다. 2020년 6.8%(237명)에 그쳤던 부족 비율은 2021년 14.9%(522명), 2022년 21.2%(741명), 2023년 22.0%(773명)으로 뛰었다.

마을버스의 운영 중단이 시민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자치구들은 재정 지원부터 인력 양성까지 팔을 걷었다. 서울 동작구는 서울시 교통연수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3월부터 7개월간 무료 교육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대형 면허를 보유한 주민 22명이 양성자 과정을 수료했고 그중 14명은 관내 마을버스 기사로 취업했다. 동작구 측은 “올해는 3월부터 10월까지의 교육 과정이 마무리됐다”며 “내년에도 계속해서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자치구는 재정 지원에도 나섰다. ‘서울시 마을버스 재정 지원 및 안전 운행 기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마을버스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 지원 주체는 정부와 시도지사다. 낮은 임금 격차로 인력 이탈이 심각해지자, 자치구가 직접 나선 것이다. 서울 성동구는 마을버스 기사를 사회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필수 노동자로 지정하고 매달 30만원의 필수노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관내 기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8명에서 지난달 120명으로 늘었다.

금천구는 최근 마을버스 기사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조례 개정 작업 중이다. 금천01번 마을버스는 운전기사 부족으로 평일 기준 16대 중 9대만 운행하고 있다. 등록 운행 횟수인 328회 중 43%인 143회를 결행하고 있다. 금천구 측은 “관련 조례 제정을 위한 내부 검토 과정에 있다”며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중요하고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겠다는 판단”이라고 조례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천구는 지난달 25일부터 ‘맞춤버스’도 도입했다. 8553번 맞춤버스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6시 50분~오전 8시 30분 버스 3대를 투입해 10분 간격으로 총 9회 운행한다. 노선은 금천구청역~시흥사거리~시흥2동주민센터~벽산1단지아파트~금천사이언스큐브 등 7.2㎞ 구간을 운행한다. 금천구 측은 “주민들의 마을버스 의존도가 높지만, 운행이 어려운 상황인 자치구를 대상으로 서울시에서 맞춤버스 도입 신청을 받았다”며 “필요성을 인정받아 노선 신설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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