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법스팸에 대한 보다 강력한 처벌에 나선다. 불법스팸을 보낸 사람의 범죄 수익을 몰수하고 불법스팸 발송을 묵인·방치한 이동통신사와 문자중계사, 재판매사 등에 과징금을 부과한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스팸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불법스팸 모든 단계에서 부당이익 환수 △대량문자 유통시장 정상화 △불법스팸 발송 차단 강화 △불법스팸 수신 차단 △스팸 차단 거버넌스 구축 등 5개의 추진 전략과 이를 이해하기 위한 12개의 세부 추진과제다.
양 기관은 “불법스팸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한 결과물”이라며 “문자 사업자 등록부터 문자 발신, 수신, 이용자의 단말기까지 문자 발송 전 단계에 걸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고자 했다. 불법스팸으로 이득을 얻는 범죄자가 더 이상 문자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당이익 환수는 정부가 그동안 불법스팸 관련 내놨던 대책 중 가장 강력한 방안이다. 불법스팸을 발송한 자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불법스팸 발송을 묵인·방치하는 이동통신사, 문자중계사·재판매사 등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특히, 불법스팸을 발송한 자에 대해서는 범죄 수익을 몰수한다.
그동안은 이동통신사 등에 불법스팸과 관련해 과징금이 아닌 과태료를 부과해 왔다. 과징금은 향후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은 관계 부처, 민간사업자등과 논의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량문자 유통시장 정상화 전략으로는 대량문자 전송자격 인증 의무화, 문제 사업자 시장 퇴출 등이 언급됐다. 지난 9월 기준 문자재판매사는 1168개에 달한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다수의 업체가 난립, 위법행위를 지속하는 행태가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방통위에는 ‘대량문자 전송자격 인증제’를 도입했다. 서류심사와 현장심사, 인증심의운영위원회 등을 거쳐야 인증신청이 완료된다. 해당 제도는 현재 ‘민간 자율 방식’의 제재 방안이지만, 이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날까지 577개 사가 인증제에 신청을 완료했다. 오는 30일까지 인증을 완료, 제도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자 신청이 몰려 유예기간을 둘 계획이다.
류제명 과기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기존에는 (문자재판매사 등에 대해) 영업정지나 등록 취소된 사례가 없었다”면서 “시정명령이나 행정처분을 불이행한 사업자에 대해 구체적인 처분 기준을 마련해 문제 사업자에 대해서는 적극 퇴출시키는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기술적 체계 강화를 통한 불법스팸 발송 차단과 수신 차단도 강조됐다. ‘스팸문자 번호·계정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문자사업자가 발신번호 유효성과 문자서비스 계정을 검증하고, 이동통신사에 해당 발신 번호의 수신을 사전 차단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이와 함께 대량문자 서비스 이용자가 문자를 발송할 때마다 매번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하고, 피싱URL이 포함되는 문자는 발송을 전면 차단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휴대폰 단말기에서 수신을 차단하기 위한 필터링 체계도 강화된다. 단말기의 별도 차단문자함으로 필터링된 문자를 격리하고, 필터링 성능도 개선한다. 또한 국내제조 스마트폰에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스팸필터링 기능을 탑재해 스팸 수신을 차단한다. 해외발 불법스팸에 대해서도 주요 글로벌 기업의 문자를 ‘화이트리스트’로 관리해 이외의 문자는 별도로 격리한다는 계획이다.
불법스팸 차단을 위한 정부 부처 간 협업도 이야기됐다. 과기부와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등의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다음 달 중 민·관 불법스팸 상설협의체를 구성한다.
이와 함께 국내 대량문자 서비스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카카오톡·텔레그램 등 타 메시지 전송수단에 대한 불법스팸 증가 방지 대책도 단계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서는 과징금 부과 등의 대책이 빠르게 이행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과징금 부과는 방통위의 의결사항이다. 오는 2025년 상반기 중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의 마비 상황이 지속된다면 의결도 어렵다는 관측이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실무적인 차원에서 시행령을 준비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방통위가 빠르게 정상화되기를 원하고 국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빠른 답변을 해주셨으면 한다. 방통위가 정상화되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