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영삼 정신’ 두고 미묘한 신경전…‘계승정당 vs 민주주의 행보’

여야, ‘김영삼 정신’ 두고 미묘한 신경전…‘계승정당 vs 민주주의 행보’

한동훈 “김영삼 정신 계승한 정당…국민 눈높이 혁신”
박찬대 “민주주의 심각한 위기…김영삼 불의의 권력에 저항”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22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사진=임현범 기자

여야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을 두고 현 정치 상황에 비유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김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당이라고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군사정권에 대항한 김 전 대통령의 행보를 조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모식’에서 국민의힘이 김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신한국 창조는 모두가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힘차게 달려가자고 했다”며 “국민의힘은 김영삼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혁신을 추진하고 그 과정을 모두와 함께하겠다”고 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영원한 민주주의자 김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 투쟁은 오롯이 국가와 민족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며 “대도무문(大道無門)은 김 전 대통령의 휘호로, 옳은 일을 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본인의 삶을 보여줬다. 자유주의 대한민국의 첫걸음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군사정권 대항 업적을 기리고, 퇴행한 현재의 민주주의를 복구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다. 잠시 퇴행하는 것처럼 보여도 다시 진보할 것을 믿는다”며 “서슬 퍼런 유신 독재에서 김 전 대통령을 탄압했지만, 이는 유신정권의 종말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불의의 권력에 저항했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굳은 의지를 되새겼다”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개혁을 통해 국가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업적을 이뤘다”며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한 마디는 김 전 대통령의 굳센 의지와 불굴의 희망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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