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에 소재한 영주향교가 1921년 이후 103년 만에 처음으로 유교 전통 의례인 ‘향음주례’를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영주시에 따르면 전교 금동률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유림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 마무리되며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향음주례는 학덕과 연륜이 높은 이를 주빈으로 모시고 술잔을 나누며 예를 다하는 전통 의례로 어른을 공경하고 노인을 봉양하는 유교 정신을 배우는 데 중점을 둔다.
지난 20일 진행된 행사는 영빈례, 헌빈례, 빈작주인례, 낙빈례, 승좌, 빈출 등의 절차를 엄숙히 지키며 전통문화를 재현했다.
한상숙 영주시 문화예술과장은 “향음주례는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라며 “이번 행사가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문화유산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영주향교는 영주시 하망동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으로 공자와 여러 성현을 봉안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했다. 고려 공민왕 17년(1368년)에 처음 건립됐으며,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는 것을 문화유산청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현재 영주향교에는 대성전, 동무·서무, 명륜당, 동재·서재, 존현당, 횡루, 전사청, 전곡청 등의 건물이 남아 있다.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한 중국과 한국의 성현들 위패를 봉안하고 있으며,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56호로 지정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와 노비, 책 등을 지원받아 학생들을 교육했으나, 현재는 교육 기능은 사라지고 제사 기능만 남아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석전대제를 봉행하며, 최근에는 향교·서원 문화유산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영주향교는 영주여자고등학교 교정 뒤편 철담산 중턱에 위치해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형국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향교의 건물 배치는 경사지에 세워져 문묘가 뒤쪽에 위치한 전학후묘(前學後廟) 형태를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