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분야 선두 주자이자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선보였다. 주가는 4분기 매출 전망치가 시장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장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액 350억8200만달러(49조1190억원), 순이익은 193억달러(27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106% 급증했다.
매출액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331억6000만달러(46조4306억원)를 크게 상회했다. 주당순이익도 기대치(075달러)를 웃돈 0.81달러를 기록했다.
호실적을 주도한 부문은 데이터 센터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308억달러(43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88억2000만달러(40조원)보다 높다.
게임 및 AI(인공지능) PC 부문과 전문 시각화 사업 부문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17% 늘어난 33억달러, 4억8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자동차 및 로봇공학 부문은 72% 증가한 4억4900만달러로 확인됐다.
콜레스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에는 주력 AI 칩인 H200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차세대 AI 칩 블랙웰은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를 시작해 내년부터 판매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며 “(H100과 H200 칩 등) 호퍼에 대한 수요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놀랍다”고 말했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7시48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36% 하락한 142.44달러로 나타났다. 실적 발표 직후에는 3% 이상 급락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희석된 이유는, 엔비디아 4분기 매출 전망치가 시장 눈높이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을 약 375억달러(52조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371억달러)을 소폭 웃돌지만, 시장 예측 최대치인 410억달러엔 못 미친다.
라이언 디트릭 카슨 그룹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엄청난 실적 상승에 익숙해졌다. 이제 그런(엄청난) 성과를 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번 실적 보고서도 여전히 매우 견조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가)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