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현대차 국내 생산 담당 대표이사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직원 질식 사고와 관련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대표이사 CSO로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참담함과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21일 이동석 CSO는 담화문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진심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 드린다"며 "회사는 유가족에 대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조처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동석 CSO는 “앞으로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개선을 보다 철저히 추진해 나가겠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 직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 품질사업부 복합환경 체임버에서 차량의 주행 테스트 중 질식사와 발생해 현대차 소속 연구원 2명과 협력사 소속 연구원 1명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이번 사고 당시 연구원들은 차량 주행과 아이들링(공회전) 테스트 등을 하는 과정에서 배기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임버 테스트는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 자동차가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로 영하 30도 이하의 혹한이나 영상 40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도 차의 시동이 잘 걸리고 여러 차내 기능이 제대로 움직이는가를 살펴보는 성능 검증 시험이다.
극저온의 혹한 상황 재현을 위해 액체질소를 넣는 경우 산소가 급격히 줄어 환기가 중요하다. 업계에서 이번 사고를 두고 체임버 내에 설치된 환풍 장치 작동 여부를 주목하는 이유다. 체임버 내부에 환풍 장치를 갖춰두고 있지만 고장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부는 이번 사고 원인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노동부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주 업무로 하지 않는 데다 기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윤기 로펌로우 변호사는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전문으로 주관하는 부서가 아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CEO를 처벌하겠다는 것이 핵심인 만큼, 수사기관이 안전 책임자와 CEO의 과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이번 현대차 울산 공장 사고는 유해물질 유출이 의심되는 만큼 어떻게 유출됐으며, 인체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누가 부주의했는지,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됐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라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2년부터 시행돼 아직은 수사관들의 양성 및 전문성을 만들어가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근로자의 안전 주의 의무 위반 여부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혹은 산업재해로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유출 사고의 경우 현장에서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도 중요하다. 유출을 대비한 안전장치가 있었는지, 안전 의무 교육을 누가 담당했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지난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총 2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27명이 숨졌다. 다만 현재까지 기소된 사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