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 허용’ 이틀 만에…푸틴, ‘핵 교리’ 개정 초강수

美 ‘미사일 허용’ 이틀 만에…푸틴, ‘핵 교리’ 개정 초강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교리 개정을 공식 승인했다.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해도 핵보유국의 공격 행위로 간주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개정의 골자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게 되자 맞대응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핵 억지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의 범주를 넓히는 핵 교리 개정안에 승인했다. 

개정 교리는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핵 억지로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의 범위를 확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했다. 특히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이를 두 국가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러시아는 주권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 러시아 영토에 대한 적의 항공기·미사일의 대량 발사, 동맹인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핵 대응을 고려할 권리도 교리에 넣었다. 개정 핵 교리는 이날부터 발효된다.

푸틴 대통령의 핵교리 개정 승인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사거리 300㎞)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했단 소식 후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약 300㎞인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 내 표적을 공격하는 것을 허가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던 스톰섀도(SCALP)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같은 조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에 핵교리 개정으로 응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비핵미사일을 사용하면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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