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현 경영진 겨눈 수사…차기 행장 ‘안갯속’

우리銀 현 경영진 겨눈 수사…차기 행장 ‘안갯속’

檢, 조병규 행장 피의자 적시
보고 의무 위반 문제 삼아
금감원 검사 한주 더 연장 가능성도

우리은행. 연합뉴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우리금융·은행 현 경영진까지 확대되고 있다. 검찰 수사에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18일부터 이틀 연속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 했다. 은행 본점에 위치한 우리금융지주 회장·은행장 사무실·대출 관련 부서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다.

조병규 은행장은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명시됐다. 검찰은 조 은행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제대로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 및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350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내줬다는 금융감독원 현장 검사 결과를 올해 8월 넘겨받아 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금감원으로부터 통보 받은 것보다 불법대출 규모가 더욱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350억원 외에 70억∼80억원 상당의 추가적인 불법 대출 혐의도 파악해 수사 중이다.

검찰이 현 경영진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하면서 조 행장의 연임 불확실성도 커졌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지난 9월27일부터 가동했다.

자추위에서는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조 행장을 비롯해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등 계열사 7곳 인선을 논의 중이다. 이달 말까지 이사회는 차기 행장 후보 ‘숏 리스트’를 내야 한다. 

조 행장은 그간 연임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쳐왔다. 최근까지도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의자로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연임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조 행장 연임 여부와 차기 행장 윤곽은 오는 22일이나 다음 주 초 열릴 예정인 정기이사회에서 나올 전망이다.

한편 금감원은 당초 지난 15일까지였던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 검사를 일주일 연장한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달 7일부터 정기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주 후반 점검을 해보고, 조금 더 확인할 사항이 있다면 한 주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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