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당론 추진’을 꺼내 김건희 여사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1심 결과로 ‘김건희 특검법’ 동력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차 김건희 특검법’ 추진은 힘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에게 중요한 시험의 시간이다.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을 실천할 것”이라며 “저희가 특감관을 조건없이 추천하겠따는 것도 약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특감관 당론 추진’의 물밑 협상을 이어갔다. 친한계와 친윤계에게 ‘단일대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갈등을 중재했다. 또 대통령실에도 당에서 ‘특감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도 ‘제2부속실’ 설치를 예고하고 김 여사 리스크 완화에 돌입했다. 제2부속실은 대통령실 2층에 설치될 예정으로 영부인 집무공간은 없이 외빈 접견실만 둘 예정이다. 김 여사는 국익활동을 제외하고 행보 역시 최소화할 계획이다.
당정은 특감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를 통해 ‘김건희 특검법’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 특감관 당론 추진을 예고하면서 민주당이 외면하기도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특감관이 불발될 경우 국민의힘은 ‘민주당 책임론’을 꺼낼 가능성이 높다.
‘3차 김건희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오는 28일 재표결에서 변수 없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4차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를 앞두고 특감관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특감관 임명절차도 야권에게 불편하다. 국회가 추천한 3명 중 1명을 선택해 임명하는 방식이다. 의석수대로 추천권을 분배해도 여당 추천 인사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감찰관법’을 살펴보면 국회는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변호사 중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추천받은 3명 중 1명을 3일 내로 지명하도록 하고 있다.
‘4차 김건희 특검법’ 동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결과가 지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한성진)는 지난 15일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오는 25일 가장 불리하다고 알려진 ‘위증교사’ 1심도 남은 상황이다.
이 대표가 차기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질 경우 리더십이 흔들려 공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표의 1심 판결 이후 차기 민주당 대권주자인 3김(김경수·김동연·김두관)과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가 언급됐다.
전문가는 당정의 대응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판결 등으로 ‘4차 김건희 특검법’의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은 최종 목표인 윤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다. 야권은 면죄부가 될 수 있는 특감관에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당론을 이유로 이를 밀어붙여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3차 김건희 특검법은 오는 28일 폐기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특감관을 명분으로 이를 거부할 것”이라며 “4차 김건희 특검법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1심 결과로 추진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