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미래 산업경쟁력 제고할 중요 자산”

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미래 산업경쟁력 제고할 중요 자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는 고려아연이 정부로부터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은 가운데, 해당 기술 및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파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은 고려아연이 자회사인 켐코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양극재를 만드는 전 단계 물질인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화합물인데, 여기에 추가로 리튬을 주입하면 양극재가 된다.

하이니켈 전구체는 전구체에서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높임으로써 최근 이차전지 업계에서 전기차 고급 배터리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은 전구체를 비롯한 양극재 소재의 거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해 왔다. 이에 고려아연은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토대로 국내에서 하이니켈 전구체 대량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올 하반기부터 정부가 발주한 ‘2024년도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 중 ‘저순도 니켈 산화광 및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 원료 소재 제조 기술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10개 산학연 기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정부가 183억60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기관이 부담하는 투자액까지 포함하면 총 239억8000만원 규모다. 연구 기간은 오는 2028년 12월까지, 54개월이다.

고려아연은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국가기간 기업 보호’ 명분을 강화함으로써 이르면 내달, 늦어도 내년 1월쯤 예정돼 있는 임시주주총회의 표 대결에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더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회사 켐코와 함께 보유한 전구체 기술이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관련 기술이 해외 유출 시 국가 안전보장이나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정부가 향후 고려아연의 인수합병에 직접 관여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한다.

정부는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포함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의 70여 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인수·합병 등 방식으로 외국 기업에 매각될 때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또, 정부 예산이 들어가지 않은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경우도 정부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인수 금지 또는 원상 회복 등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국가핵심기술은 미래의 산업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보호가 필요한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등을 적극 지원하고, 국가핵심기술에 따른 수출에 대해서는 신속한 절차 진행 등을 통해 부담을 완화해 실효성 높은 기술보호제도를 운영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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