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와 대립각, 이재명 재판에 악영향”…민주, ‘대응법’ 두고 내홍

“사법부와 대립각, 이재명 재판에 악영향”…민주, ‘대응법’ 두고 내홍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서 징역1년·집유2년…의원직 상실형 해당
민주, 판결 직후 ‘당혹감’→“정치적 판결” 비판 목소리 전환
당 일각 “사법부 압박한 법사위원들 교체해야”
이재명, 16일 장외집회 예정대로…집회 인파 규모가 ‘위기 돌파’ 분수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과 대법원 판단이 남았지만 예상보다 무거운 1심 형량에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1심 결과를 ‘사법부의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라는 것이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사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향후 이 대표의 재판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당분간 당내 혼란 우려도 있는 상태다.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이외 재판에서도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심각한 리더십 손상과 함께 당내 분열이 초래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15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가 2021년 12월 방송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과 해외출장 중 골프를 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그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 중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부지를 용도 변경했다’고 발언한 내용에 대해 고의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10년간 선거권이 제한된다. 상급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이 대표의 차기 대선 출마는 불가능해진다.

민주당은 예상보다 높은 법원의 선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사법부를 향한 강경한 태도가 재판 결과에 악영향을 줬다면 불만도 터져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법원이 민주당 법사위원들에게 적개심을 품고 있다는 말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재판을 대비하려면 법사위원 교체를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사위에서 사법부를 압박하려 했던 행동이 이번 판결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1심 판결을 ‘정치탄압’으로 규정하며 사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사법부는 죽었다”고 적었으며 김병기 의원은 “사법부를 이용한 야당 죽이기”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판결은 명백히 정치적 판결”이라며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법부를 탄압 대상으로 규정한 만큼 사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이 대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 바 있는 만큼 사법부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다만 사법부와 검찰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것이 이 대표릐 향후 재판에 불리할 수 있다는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는 만큼 행동으로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장외집회를 통해 사법부를 더욱 압박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10일 뒤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사법부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공동 장외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판결이 집회 동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 2차 집회 때보다 참가자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일 경우 민주당의 압박 공세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금은 사법부와 맞서기보다는 신중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며 “집회에서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면 오히려 당의 입지가 더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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