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이다빈의 희망 “버추얼 태권도, e스포츠이자 하나의 게임 됐으면” [쿠키인터뷰]

‘레전드’ 이다빈의 희망 “버추얼 태권도, e스포츠이자 하나의 게임 됐으면” [쿠키인터뷰]

韓 태권도 역대 4번째 멀티 메달 주인공
“버추얼 태권도, 아직 정확한 구현 어렵지만 발전하면 나아질 것”
“선수에서 플레잉 코치로…국가대표는 은퇴”

15일 쿠키뉴스와 만난 이다빈. 사진=김영건 기자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동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여자 태권도의 ‘레전드’ 이다빈(28)이 최근 떠오르고 있는 ‘버추얼 태권도’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내렸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15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2024 KeSPA 글로벌 이스포츠 포럼 in 서울’ 2일 차를 열었다. 

포럼에서는 버추얼 스포츠의 잠재력도 논의됐다. 스테판 필레스테 IOC e스포츠 유닛 부서장은 “버추얼 스포츠는 아직 스포츠계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AI 부문에서 많은 진화가 이뤄졌다. 전통적인 스포츠와 e스포츠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버추얼 스포츠 중 가장 발전한 종목은 태권도다. ‘버추얼 태권도’는 직접적인 접촉 없이 VR 헤드셋과 모션 트래킹 등을 사용해 가상 대결을 펼치는 종목이다. 

행사 후 쿠키뉴스와 만난 이다빈은 지난 9월 버추얼 태권도 대회를 자진해서 참가했다고 밝히며 “본 게임에서는 첫 경기만에 탈락했다. 원로님과 붙은 이벤트 매치는 눈치 없게 이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다빈은 “아직은 시스템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내가 부족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상대를 찾기 힘들더라”며 “VR이라 어지럽기도 했다. 맞은 부위도 정확히 모르겠더라. 모션 트래킹은 체감상 50% 정도 맞는 것 같다. 아직은 선수들의 정교한 발차기를 구현하기엔 어려워 보였다”고 솔직한 사용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버추얼 태권도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다빈은 “양궁도 AI 로봇이랑 연습하지 않았나. e스포츠 산업의 도움을 받는다면, 정교하게 될 것 같다”며 “e스포츠이자 하나의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태권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일 e스포츠 포럼에 참석해 버추얼 태권도 대담에 나선 이다빈. 사진=김영건 기자

FIFA 온라인 게임을 예로 든 이다빈은 “버추얼 태권도가 발전해서, 축구 게임처럼 태권도 선수들의 능력을 구현해내면 재밌을 것 같다. 선수들끼리도 흥미롭겠다고 얘기한 적 있다”고 버추얼 태권도의 발전을 희망했다.

이다빈은 지난 2024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한국 태권도의 레전드다. 2020 도쿄 대회 은메달을 딴 그는 2개 이상 메달을 딴 네 번째 선수(황경선·차동민·이대훈)로 한국 태권도 역사에 남았다.

이 자리에서 이다빈은 ‘대표팀 은퇴’를 언급했다. 그는 “소속팀(서울시청)에서 플레잉 코치를 준비하고 있다. 내 훈련보다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국가대표는 은퇴”라고 말했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냐 묻자 이다빈은 “선수를 하면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좋은 선배와 지도자도 항상 옆에 있었다. 이렇게 배운 것들을 제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수줍게 답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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