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 선 이재명, 사법리스크 1차 허들은 ‘벌금 100만원’

심판대 선 이재명, 사법리스크 1차 허들은 ‘벌금 100만원’

15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벌금 100만원 이상’ 판결 여부 따라 이재명 정치 생명 좌우
‘100만원 미만·무죄’ 나오면 야당 대표 탄압·검찰 부당 수사 공세 강화
野, 무죄 여론전 나섰지만 김혜경 벌금형에 與 “이재명도 심판대 세워야”

지난 7월 28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15일 열린다. 4개의 재판을 받는 이 대표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첫 관문인 만큼, 선고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날 오후 2시30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지난 9월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벌금 100만원 이상 유죄’ 선고 여부다. 만약 이 대표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면 의원직 상실은 물론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을 잃게 돼 2027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1심에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아도 당장은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 대법원 확정판결을 거치며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확정판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의 경우 현행법상 2·3심을 전심 판결 후 3개월 안에 끝내야 한다. 이로 인해 대선 전 형이 확정될 수도 있단 관측 나오는 만큼, 유력 대선 주자였던 이 대표가 당선무효형을 받게 되면 당내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잠룡’ ‘3총·3김’(김부겸·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김경수 전 경남지사·김두관 전 경남지사)이 최근 정치 활동을 재개하며 몸을 풀고 있는 만큼, 민주당 내에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야권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벌금 100만원 미만 유죄’가 선고될 경우 이 대표는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불법행위 자체는 인정되지만, 의원직과 피선거권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유죄 판결을 부각하기 위해 공세를 더욱 강화하겠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했음에도 재판에서 비교적 낮은 형량을 받게 되면 오히려 검찰을 의심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겠지만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무죄’가 선고되면 후폭풍은 여권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며 대야 공세를 이어왔다. 무죄 판결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일부 희석함과 동시에, 민주당의 ‘야당 대표 탄압’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민주당은 향후 ‘정치검찰’ ‘검찰 독재 정권’ 등을 외치며 역공에 나설 것으로 전망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민주당은 이 대표의 선고를 앞두고 ‘무죄 여론전’에 나서며 재판 결과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검찰독재위원회 소속 의원과 지도부 다수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 검찰 수사를 규탄하고 이 대표의 무죄를 촉구한다. 원외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신고하는 등 시위 총동원령을 내렸다. 무죄 여론을 키워 사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검찰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다만 전날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서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대표의 무죄 여론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이 나온다. 김씨가 최종심에서 형량을 100만 원 미만 벌금형으로 낮추지 못하면, 김씨는 향후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출마는 물론 투표. 선거운동, 정당 활동도 할 수 없다.

김씨에 대한 선고가 이 대표에게 법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후보자의 배우자·직계존비속·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가 300만원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다만 이는 ‘해당 선거’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김씨가 어떤 형을 선고받아도 이 대표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 대표의 무죄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씨의 유죄 판결은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판결에 직후 “이 대표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김혜경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판결은 사필귀정이다. 오늘 법원의 판결로 비록 ‘빙산의 일각’이긴 하지만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의 대표적인 사례가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 대표도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전체에 대한 법이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경기도 법인카드에 관한 진실을 국민 앞에 고백하고 석고대죄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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