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자전거 타다 다친 환자 75% ‘헬멧’ 미착용

전동 킥보드·자전거 타다 다친 환자 75% ‘헬멧’ 미착용

질병관리청, 손상 통계자료 분석 공개

한 시민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다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75%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31일 국내 손상 통계자료를 분석해 ‘손상 발생 현황: 손상 팩트북 2024’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손상은 질병을 제외한 각종 사고, 재해, 중독 등 외부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 또는 그 후유증을 말한다.

최근 1년간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손상 경험자는 288만명(2022년)으로 조사됐다. 입원환자는 114만명(2022년), 사망자는 2만8000명(2023년)이었다. 손상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은 각각 전년 대비 19.5%, 4.2% 증가했는데,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를 거치면서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손상으로 23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도 20만3285명(2023년)으로 전년에 비해 5.1% 늘었다. 

특히 이번 통계에서는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에 대한 간이조사 결과가 최초 공개됐다. 해당 조사는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조사 참여 병원 중 15곳에서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진행됐다.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손상 환자는 총 1258명으로 15∼24세가 40.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손상 환자 대부분(86.3%)은 전동킥보드를 이용했고, 전기자전거로 인한 손상은 10.2%였다. 개인형 이동장치 손상 환자 중 헬멧 미착용자는 75.0%로 착용자(11.2%)보다 6.7배 많았다. 환자의 47.0%은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18.3%는 운전면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 관계자는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손상은 헬멧 등 안전 보호구 착용만으로도 큰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관련 교육 및 홍보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안전수칙을 개발하고 있고, 내년에 국가손상정보포털이나 SNS 등을 통해 전국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무와 관계되는 작업 등으로 사망하거나 다친 직업 손상을 주제로 한 간이조사 결과도 이번에 처음으로 시행됐다. 해당 조사는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조사 참여 병원 중 8곳에서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이뤄졌다. 직업 손상으로 인한 손상 환자는 총 907명이었으며, 55∼64세가 30.7%로 가장 많았다. 주로 제조업(86.3%)과 건설업(10.2%) 분야에서 많이 발생했다. 직업 손상 환자의 13.2%는 최근 1년간 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17.6%는 손상 당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손상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애주기별·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효과적 손상 예방관리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손상 취약계층을 포함해 전 국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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