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력개편’ 자회사 전출 강요…사측 “설명회 마련한 것”

‘KT 인력개편’ 자회사 전출 강요…사측 “설명회 마련한 것”

- ‘제2노조’ KT새노조 “전국 곳곳서 자회사 전출 강요 사례 제보”
- 부사장·지사장 등 관리자 차원 압박 주장 나와
- KT “직원 소통 위한 설명회 자리…제2노조 대표성 없어”

제2노조인 KT새노조가 31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인력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이소연 기자

KT 인력개편 관련 자회사 전출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2노조인 KT새노조와 참여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31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가 자회사 전출 대상자에게 전출 신청을 강요하고 있다며 사과와 함께 강요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KT 전국 지사별로 설명회를 열고 직원에게 전출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9일 안창용 KT 부사장이 KT 동작빌딩과 KT 분당빌딩을 방문해 “잔류하면 모멸감이 있고 자괴감도 있고 힘들 거다”라며 근무지가 외곽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빌딩 방문 내용은 영상으로 공개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신수정 KT 부사장도 같은 날 전남 빌딩과 지난 30일 대전 둔산빌딩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지사와 지점 관리자 차원의 압박이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관리자들이 본사 잔류 시 외곽지역으로 순환근무를 하게 되고 영업직 발령 시 상품 판매 목표치가 커 힘들 것이라는 내용 등을 직원에게 공유한다는 것이다. 

출처 불명의 괴문서들이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 유포되며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Total 영업직무 수행 계획’, ‘외곽 지역 리스트’, ‘잔류 인력 관리방안’ 등의 문서가 직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으며, 일부 지점장 등은 이를 활용해 회유·협박을 한다는 주장이다. 

KT새노조가 지난 30일 인력개편 대상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에서는 전체 응답자 259명 중 195명(75%)이 인력개편 관련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응답자 227명 중 221명(97%)은 ‘KT 본사 잔류를 희망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자회사 전출 실적이 부족하니 팀장과 지사장, 부사장까지 나서서 설명회를 열고 직원을 협박·회유하고 있다. 잔류 시 하게 될 영업은 기존 영업과 아주 다른 어려운 영업이 될 거라고 하며, 오지로 보내겠다고 한다”며 “경력 있는 기술자들은 명예퇴직을 택해 현장을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통신이 멈춰설 위기”이라고 말했다. 

KT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반면 KT는 부사장 등 관리직의 설명회가 직원의 인력개편 관련 직원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인력구조 개편 추진 계획과 함께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을 비롯한 노조와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자회사인 신설 법인 설립 준비 현황과 전출 절차 전반에 대해 상세히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다. 

KT 관계자는 “약 1만5000명 규모의 제1노조가 합의한 인력구조 혁신에 대해 극소수인 20여명의 제2노조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것은 대표성도 없으며, 직원 개개인의 합리적인 판단을 흩트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KT와 제1노조인 KT노조는 지난 17일 통신 네트워크 운용 인력을 자회사에 재배치하는 인력개편에 합의했다. 재배치된 직원들은 기존 근무 지역에서 업무를 지속 수행할 수 있으며, 해당 회사에서 정년 도래 후 희망 시 3년간 촉탁직으로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자회사 전출 희망자에 대한 접수를 받았으나, 다음 달 4일까지 접수 기한이 연장됐다. KT새노조에서는 전출 신청 인원이 자회사 인력 규모의 1/3에 불과해 기한을 연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KT는 특별희망퇴직 마감 기한에 맞춘 연장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희망퇴직은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된다. 희망퇴직을 고려하고 있는 직원들이 자회사 전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기에 이를 고려한 연장이라는 것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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