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억여원 들여 임시 공간 관리…서울교육청, 폐교 활용안 안갯속

[단독] 1억여원 들여 임시 공간 관리…서울교육청, 폐교 활용안 안갯속

조정훈 의원 “늘어나는 폐교, 중장기적인 활용 방안 마련해야”

폐교한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운동장 일부는 주민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임지혜 기자

서울 도심 폐교 6곳의 시설 관리에 혈세 1억여원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교 자산에 대한 계획 수립부터 최종 개관까지 5~10년가량 걸린다. 폐교 절반은 주민이 아닌 서울시교육청 산하 부서, 노조 사무실 등으로 임시 사용되고 있었다. 이마저 오는 16일 서울시교육감이 새로 선출되면 폐교 활용안을 원점부터 재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11일 서울시교육청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서울 시내 폐교 6곳의 시설 관리에 쓰이는 올해 평균 예산은 1억4000만원이다. 2024년 예산 편성액과 추경으로 증액된 예산을 합한 규모다. 

학생 수 감소로 서울 폐교는 2020년 2곳(염강초등학교, 공진중학교), 2023년 1곳(화양초등학교)에서 올해 3곳(성수공고, 덕수고, 도봉고)으로 늘었다. 

폐교가 늘어난 만큼 시설 관리 예산도 확대됐다. 염강초와 공진중의 올해 시설 관리 예산은 각각 1억200만원, 5700만원이다. 화양초는 1억5700만원, 성수공고 1억3800만원, 도봉고 1억3900만원, 덕수고 2억3200만원에 달한다. 

시설 관리에 억 단위 예산이 쓰이는 폐교지만, 6곳 중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시설은 절반(도봉고, 화양초, 성수공고)에 그친다. 상당수는 노조 사무실이나 교육청 산하 부서·센터 사무실 등 교육청의 필요에 맞게 임시로 활용 중이다. 폐교 관리는 각 교육지원청이 관리한다. 

 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참여 홍보 현수막이 게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시교육청은 폐교 자산에 대한 활용 계획을 대부분 수립한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염광초의 경우 유아교육진흥원 이전이 기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공진중은 에코스쿨 설립 진행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도봉고는 인근 도봉초와 특수학교인 도솔학교 초등부의 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성수공고는 지체장애 특수학교인 성진학교(가칭)와 AI(인공지능)융합진로직업교육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덕수고에는 서울 통합온라인학교(가칭)가 설립된다.

화양초는 서울시와 시교육청의 협의가 늦어지면서 여전히 용처를 결정짓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화양초는 청년 관련 시설과 평생교육시설로 맞물려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개관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수년간 임시 시설로 활용되는데 관리 예산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도솔학교 임시공간으로 쓰이는 도봉고는 오는 2030년 생태문화도서관이 세워질 예정이다. 저출생 여파로 학령인구가 계속 줄면서 문 닫는 서울 도심 학교가 늘어나는 만큼, 폐교 관리에 쓰이는 예산도 늘어난다. 내년부터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경서중학교가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 

그마저 오는 16일 새로운 서울시교육감이 선출되면 폐교 활용 계획이 원점부터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활용 방안이 새롭게 논의되면 계획 수립까지 시간과 시설 관리 예산 투입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부서에서 행정 절차를 밟으며 기존안을 유지하고 있다”며 “교육감이 선출되고, 업무보고를 해봐야 (변동을)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교육감이 바뀌면 결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변동사항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조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폐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특정 단체에만 혜택을 주는 임시방편이 아닌 중장기적이고 효율적인 활용 방안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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