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뜨겁다, 돌아온 투애니원의 ‘놀자판’ [쿡리뷰]

여전히 뜨겁다, 돌아온 투애니원의 ‘놀자판’ [쿡리뷰]

그룹 투애니원의 15주년 기념 서울 공연 모습. YG엔터테인먼트

“에-에-에-에-에-에- 에에-, 위 투애니원(We 2NE1)!”

암전된 공연장에 네 명의 그림자가 뜨고 익숙한 노랫말이 울려 퍼지자 곧 터질 듯한 함성이 쏟아졌다. 자막 없이도 관객들의 입에서 가사가 술술 흘러나왔다. 멤버들도 관객들도 모두 한마음이었다. “투애니원, 놀자!” 관객과 함께 외치는 구호에 현장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10년 6개월 만에 돌아온 그룹 투애니원의 완전체 공연 현장이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에 걸쳐 투애니원이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공연 ‘웰컴 백 인 서울’로 관객들과 만났다. 일별 4000명씩 총 1만2000명이 운집한 이번 공연은 티켓팅부터 전쟁을 방불케 했다. 암표가 250만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공연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투애니원은 2014년 발표한 음반 ‘크러시’ 이후 오랜 공백기를 가져왔다. 

그룹 투애니원의 15주년 기념 서울 공연 모습. YG엔터테인먼트
그룹 투애니원의 15주년 기념 서울 공연 모습. YG엔터테인먼트

2010년대 K팝 부흥기를 이끈 이들이 다시 여는 공연에 시선이 쏠린 건 당연지사. 이날 공연은 K팝의 축제와도 같았다. 지드래곤, 대성과 거미, 세븐 등 구 YG 패밀리가 총출동하고 그룹 뉴진스, 보이넥스트도어 등 신진 케이팝 아이돌과 정용화, 윤도현, 선우정아, 노홍철, 이소라 등 동료 연예인도 가득 자리했다. 동료 선·후배 가수들도 VCR로 축하를 전했다. 아이유, 뉴진스, 아이브, 트와이스, 베이비몬스터,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여자)아이들, 키스오브라이프, 보이넥스트도어, 지코, 트레저, 지드래곤, 퍼렐이 이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베이비몬스터는 축하 무대까지 꾸미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간의 공백이 무색하게 투애니원은 무대를 휘어잡고 이곳저곳을 자유로이 활보했다. 씨엘이 쩌렁쩌렁한 성량과 폭발적인 끼로 매 무대 존재감을 자랑했다면 민지는 여전한 춤 실력과 탄탄한 보컬로 무대를 안정적으로 떠받쳤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곡에 감성을 가미한 박봄과 상큼한 분위기를 더한 산다라박까지 모두가 그대로였다. 이들이 발표한 여러 히트곡이 전해준 감동 역시 그대로다. 공연의 포문을 연 데뷔곡 ‘파이어’를 시작으로 ‘박수쳐’, ‘캔트 노바디’, ‘아이 돈 케어’, ‘아파’, ‘론리’, ‘너 아님 안돼’ 등 주옥같은 무대가 빼곡하게 펼쳐졌다.

그룹 투애니원의 15주년 기념 서울 공연 모습. YG엔터테인먼트
그룹 투애니원의 15주년 기념 서울 공연 모습. YG엔터테인먼트

15주년 기념 공연을 연 올림픽홀은 투애니원이 첫 공연을 연 곳이기도 하다. 멤버들 역시 감회가 남달랐다. 올해 초 막내 민지 생일을 맞아 식사 자리를 가진 게 이 공연까지 이어졌다. 씨엘은 “우린 4개월 전만 해도 잠시 사라져 멈췄던 그룹이었다”면서 “여러 과정이 있어도 결과적으로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꿈 같다”며 기뻐했다. 박봄은 “정말 그리웠던 여러분을 뵙게 돼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며 울컥해했다. 산다라박은 “우리 멤버들도 각자 솔로 활동을 해왔지만 그래도 넷이서 활동하고 싶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관객들도 그립긴 마찬가지. 공연 말미 투애니원의 활동 구호를 활용해 “더 놀자”는 연호가 객석에서 긴 시간 쏟아졌다.

앙코르 콘서트를 염원키도 했다. 산다라박은 “이번에 티켓 대란이라 못 오는 분이 많았다고 들었다”며 “앙코르 공연을 또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환호받았다. 씨엘 역시 “여기보단 큰 곳에서 공연해야겠다”고 응수했다. “이 공연이 우리 네 명에겐 치유가 되는 자리다”며 “여러분도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섭고 막막해도 도전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투애니원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마닐라, 자카르타, 고베, 홍콩, 도쿄, 싱가포르, 방콕, 타이베이 등 9개 도시에서 15회차 공연에 달하는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그룹 투애니원의 15주년 기념 서울 공연 모습. YG엔터테인먼트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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