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5조 목표 상장 본격화…핵심 변수는

케이뱅크, 5조 목표 상장 본격화…핵심 변수는

희망 공모가액 9500~1만2000원…총액 상단 5조원
구주매출·침체된 IPO시장 변수…4인뱅 등장으로 경쟁↑

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시가총액 최대 목표는 5조원이다. 다만 하반기 증시 부진, 침체기를 맞은 가상자산 시장, 4번째 인터넷은행의 출연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가치 산정 과정을 비롯한 상장 로드맵을 공개했다. 케이뱅크 상장을 위한 공동대표주관사들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사가 담당했다.

케이뱅크는 내달 10~1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달 21~22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10월30일이다. 케이뱅크의 희망 공모가는 9500원에서 최대 1만2000원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총 8200만주를 공모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시가총액 상단은 5조원에 달한다.

IPO를 철회한 지 약 2년이 지난 현재 케이뱅크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큰 근거 중 하나는 실적이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50억원)과 비교해 241.6% 급증했다. 이는 2022년 전체 연간 순이익(836억원)마저 넘어선 수치다. 

여수신 잔액도 안정적이다. 지난 2분기 말 케이뱅크 수신 잔액은 21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여신 잔액은 같은기간 12조 6700억원에서 15조6700억원으로 24% 증가했다.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의 영향으로 대환고객이 급증하면서 외형도 커진 것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케이뱅크의 IPO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실적 외 요인들이 케이뱅크 IPO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먼저 구주매출이 변수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공모 주식 8200만 주 가운데 절반인 4100만 주가 구주매출이다. 앞서 첫 공모 당시 전량 신주 모집으로 진행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구주매출은 자금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기에 투자 매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대비 침체된 IPO시장과 주식 시장도 변수로 지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한 9종목 가운데 9월13일 기준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종목이 5종목에 달한다. 특히 뱅크웨어글로벌(-56.4%), 케이쓰리아이(-52.8%), 아이스크림미디어(-45.5%)들의 경우 한 달도 안돼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났다. 여기에 고용지표 대기 경계감과 엔화 강세 재개, 미국 기술주 급락 영향 등에 영향을 받으며 코스피도 26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제4인터넷은행의 등장도 케이뱅크의 IPO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월까지 4인터넷전문은행 선정 절차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4인뱅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은 총 △더존뱅크 △KCD뱅크 △유(U)뱅크 △소소뱅크까지 총 4곳으로 신규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제4인뱅 컨소시엄들의 주 사업영역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출로 케이뱅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영역과 일치한다. 

침체기에 있는 가상자산 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이용자 중 업비트 연결계좌 고객 비중은 49.8%에 달한다. 업비트 의존도가 높은 케이뱅크의 경우 비트코인 거래가 활성화하면 수수료 수익과 예금 잔액이 늘어나지만, 반대로 거래가 줄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케이뱅크의 상장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가 주는 금융서비스의 편의성이 고객을 다시금 케이뱅크를 찾게 하고 그 금융플랫폼에 머물게하는 락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시장금리 하락은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이 주는 락인 효과를 당분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상장 후 3년간 높은 여신 성장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5조40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며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되면서 앞으로 인터넷은행의 주가 방향성은 소호(자영업자) 대출 성장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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