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소주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오비맥주(제주소주), 하이트진로(참이슬·진로),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새로)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1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전날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소주는 수출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내 K-소주의 판로를 확대해 온 브랜드다. 앞서 제주소주는 지난 2016년 신세계그룹에 190억원에 인수됐지만 적자를 기록하다 2021년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신세계L&B에 흡수합병됐고, 최근 오비맥주가 인수를 결정했다.
오비맥주는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와 제주소주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카스와 제주소주 브랜드의 강점과 K-열풍의 성장세를 활용해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다 더 다양한 한국 주류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국내 주류 브랜드 최초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파리에서 한국식 포장마차 테마의 ‘카스 포차’ 홍보 부스를 운영한 바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제주소주를 글로벌 진출의 전략적 파트너로 결정했다. 오비맥주는 K-컬쳐를 넘어 K-푸드 등 식음료까지 확장되고 있는 K-열풍을 카스와 제주소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한 것을 두고, 새로운 매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맥주 소비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맥주 수입액은 1억1956만달러(약 160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8.2% 하락했다. 2018년 3억달러(약 4000억원)가 넘었던 국내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감소했다. 맥주시장 점유율 55% 이상을 차지하는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1조5500억원, 2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35.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카스·한맥 등으로 국내 맥주 가정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으로 진출하며 하이트진로(참이슬·진로),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새로)와 함께 삼파전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소주 시장 진출로 경쟁 상대가 많아지는 동시에 소주 시장 자체의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구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오비맥주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는 동시에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