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루닛과 뷰노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두 업체의 실적 호조에 따라 국내 의료 AI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루닛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54억4500만원보다 124.6%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다만 2분기 영업손실은 199억4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확대됐다. 볼파라 인수와 연구개발 투자가 원인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73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145억6700만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83.9%를 차지했다.
루닛은 자회사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의 5~6월 매출 약 65억원이 2분기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루닛 인사이트의 한국·유럽 매출 확대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은 28억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호실적을 달성했다.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도 글로벌 제약사 연구 분석 의뢰가 5000건을 돌파하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루닛 관계자는 “볼파라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하고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뷰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113.1% 늘었다. 1분기(55억4000만원)보다는 15% 증가했다. AI 기반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실적을 견인했다. 해당 제품의 2분기 매출은 58억8000만원으로, 단일 제품 기준 국내 의료 AI 업계 최고 기록이다.
뷰노는 지난해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120억원으로 전년 연간 매출 133억원에 육박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31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57억보다 줄었다.
뷰노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 진출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며 “최근 현지 론칭한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영업망 구축에 주력하고 관련 기업과 파트너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뷰노메드 딥카스와 AI 기반 흉부 X-레이 판독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획득도 올해 목표”라고 전했다.
의료 AI 업계는 그동안 정체돼 있던 실적이 점차 개선되면서 국내 시장 규모 역시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뷰노, 루닛 등 의료 AI 기업들이 국내외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실적 성장이 가시화되며 조만간 손익분기점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의료 AI 규제가 국제적으로 통일된 규격을 갖추고 있고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 기세에 따라 기업 전반, 전체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