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에서 첫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평년보다 따뜻해진 날씨와 증가한 야외 활동으로 인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박환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가 전파하는 모기 매개 질환”이라며 “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흡혈할 때 원충이 사람의 혈액으로 들어가 전파된다”고 6일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다. 주요 증상은 48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오한, 고열, 발한이다. 두통,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다행히 대부분 치명률은 높지 않다. 그러나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다녀온 여행객에서 ‘열대열’이나 ‘원숭이열’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병의 진행이 빠르고 의식 소실이나 발작, 혼수상태, 다발성 경련, 대사 산증, 저혈당, 심한 빈혈, 급성 신장 기능 이상, 황달, 폐부종, 쇼크 등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5년간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연간 300~700명 수준이다. 20~30대 환자가 가장 많다. 19세 이하 소아 환자도 매년 20~30명 발생하고 있다. 주요 발생 지역은 휴전선 인근 경기 북부, 인천, 강원도다. 최근에는 서울, 경기 중부 일부 지역에서도 말라리아가 발생하므로 해당 지역 거주 중이거나 방문 예정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말라리아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신속 진단 검사 먼저 시행 후 확인 진단 검사로 현미경 검사 또는 유전자 검출 검사를 시행한다.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의 치료는 보통 경구 약제를 통해 진행된다. 6개월 미만 영아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약물이 있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또 말라리아 원충의 종류나 유행 지역에 따라 약물 내성도 다르다. 해외 방문 국가 및 감염지역을 고려해 약물치료를 이어간다. 적절한 약물로 일정 기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
박환희 교수는 “말라리아는 사람 간 전파가 불가능한 만큼 특별한 격리가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를 문 모기가 다른 사람에게 원충을 옮길 수 있으므로,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는 3주 정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려면 모기가 많이 활동하는 여름철, 저녁 시간대에 야외활동을 하려면 긴소매 옷을 착용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 교수는 “국내 말라리아는 중증으로 가는 경우가 드물어 적절한 예방과 조기 치료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야외 활동 및 해외 방문이 증가하는 만큼 예방에 신경 쓰고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단과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