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모임 8명까지… 한쪽선 “방역완화 중지해야”

사적모임 8명까지… 한쪽선 “방역완화 중지해야”

의협·시민단체, 환자 폭증 상황에 방역완화 우려

서울 은평구 신비의숲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정부가 21일부터 2주간 사적모임 최대인원을 8명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시간은 오후 11시까지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방역완화를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이 같은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적모임 인원 6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11시 제한이었다.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8명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하다. 단, 동거가족, 아동·노인·장애인 등 기존에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사항은 유지된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18일 코로나19브리핑에서 “아직 유행 정점이 확인되지 않았고, 유행이 계속 급증하는 상황에서 큰 폭의 완화는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일부 조치에 한해 소폭 조정했다. 확진자 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지난 16일) 신규 확진자가 60만명을 초과했다. 일시에 거리두기를 전면 완화하면 정점 규모가 높아지거나 확진자 감소 단계에서 재상승을 초래해 안정화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정부 내 논의에서도 방역완화와 현행 유지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거리두기 조정을 논의했던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방역의료분과 위원들은 정점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니 정점 도래 후 거리두기 완화가 적절하다고 의견을 냈다. 반면, 경제민생분과에선 거리두기 효과의 저하와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거리두기 완화를 주장했다. 

이 통제관은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특성 때문에 거리두기 효과가 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지난 5일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운영시간을 완화했다면, 이번엔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사적모임 일부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방역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18일 “정부는 현재 백신 접종률이 높고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방역을 완화하고 있다”며 “환자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한시적인 방역완화 중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만명을 넘었고, 위중증 환자는 1049명을 기록했다. 재택치료자도 20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의협은 “현재 사회기능이 마비되고 재택치료 관리도 어려운 상황이다. 성급한 방역완화를 시도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발상”이라며 “오미크론 감염 후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 증가도 있어 현재 집계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 또 의료기관 내 감염도 심각한 상황이라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는 감염 폭증에 따른 의료기관 붕괴의 현실을 직시하고 코로나19 감염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의료기관의 역량을 고려해 방역완화를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도 17일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대책 없는 방역 완화를 중단해야 한다. 의료체계가 정상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200만명에 달하는 재택치료자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증상이 악화될 경우 지체없이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알 수 없는 운에 맡기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정점에 치닫는 상황에서 방역완화는 위험하다”면서 “정부는 지난달 3일 60세 이상만 PCR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있게 했다. 역학조사도 중단하고 재택치료도 집중관리군만 관리하는 등 꾸준히 방역을 완화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를 논하며 영업시간도 9시에서 11시까지 확대했고, 방역패스도 중단했다. 사실상 감염을 퍼트릴 빌미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7일 정부가 (코로나19를) 1급 감염병에서 제외를 고려한다고 발표하면서 계절 독감과 치사율이 비슷하다고 했다. 국민에게 ‘별 것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며 (오미크론으로부터)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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